<책 듣는 5분>, 김혜연입니다.
잭 캔필드의 <꿈을 도둑맞은 사람들에게> 마지막 연재입니다. 오늘은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사랑의 쪽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참으로 중요한 사랑의 쪽지들이 있다. 바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쪽지다. 당신을 잘 보살펴준 선생님, 멀리 있는 친구 그리고 인생의 황혼기에 외롭게 자신을 돌보고 있는 나이 든 부모와 조부모에게 보내는 사랑의 쪽지다. 그들에게 이 사랑의 쪽지는 매우 소중하다.
나이 든 분들은 보통 집에서 숨을 거둔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개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한다. 친구들은 이미 대부분 죽었을 것이고 주위에 남은 연고자도 거의 없다. 한밤중에 잠이 깨면 문은 굳게 닫혀 있고 불도 꺼져 외로움에 휩싸이기에 십상이다. 그들은 아무도 자신들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듯 자식들의 인생에서 비켜나 있다. 이때 그들은 스무 번도 더 읽었을 편지를 다시 끄집어낸다. 아들이나 딸이 무엇을 하고 있고, 손자와 손녀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한참이나 남았지만 언제쯤 찾아올 계획인지가 적힌 편지를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이다.
그들은 얼마나 사랑하는지 적혀 있는 이 한 장의 편지를 여러 차례 다시 읽고 생각하며 애지중지한 탓에 눈물 자국이 나 있고, 다 해져서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그들은 이 편지 때문에 밤을 보내고 다음 날을 맞을 수 있다. 부모님이 아직 살아 계신다면 부모님께 사랑의 쪽지를 써라. 부모님이 안 계신다면 과거에 도움을 주었던 친척이나 어른들에게 편지를 보내라. 문법이나 철자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읽는 사람은 그런 데에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랑의 쪽지를 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24시간 중에서 길어야 몇 분이다.
누구나 기억을 더듬어보면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는데도 특별하게 기억된 순간이 있다. 그저 안아주었던 순간, 그저 누군가를 바라본 순간도 특별하게 기억된다. 그 기억들은 사랑이자 치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서 사랑을 표현하고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치유하는 것은 어떨까?
엄마에게,
엄마를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니, 그보다는 엄마에게 사랑을 느꼈던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가 세 살밖에 안 됐던 어느 날, 잠에서 깼던 기억이 나요. 침대는 무척 큰데 나는 아주 작았죠. 나는 침대에서 미끄러져 나와 엄마가 나를 위해 만드는 팬 케이크와 음식 냄새를 따라 부엌으로 갔어요. 그리고 엄마가 거기에 서 있는 걸 보았지요. 그때 난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걸 알았어요. 사랑해요, 엄마.
북 큐레이터 | 김혜연
티브로드, KBS DMB에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일했으며 MBC 아카이브 스피치 강사이다. 더굿북에서 <책 듣는 5분> 북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