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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02. 2017

02. 신발은 예뻐야 하나, 편해야 하나?

<발의 비밀>

신발을 디자인할 때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특히 중요한 한 가지 요소는 발 사이의 거리다. 이 거리는 한 사람이 서 있느냐, 걷느냐, 뛰느냐에 따라 다양해진다. 디딤 기저는 선 자세에서 두 뒤꿈치의 중심 사이 거리이며, 걸음 기저는 걷거나 뛸 때의 두 뒤꿈치 사이 거리다. 디딤 기저는 15~20㎝ 정도가 안정적이다. 걷고 뛸 때의 걸음 기저는 그보다 좁아지는데, 이는 넘어지지 않도록 발이 몸의 중심선에 더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걸음 기저는 걸을 때 5㎝고, 뛸 때는 0에 가깝다.

     
정상적으로 서 있는 자세에 맞게 고안된 신발은 뒤축이 밑창과 수직 혹은 직각을 이룬다. 다리와 뒤꿈치가 일직선 상에 있고 바닥과는 직각을 이루기 때문이다. 걸을 때는 발이 약간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땅과 접촉한다. 따라서 걷기에 적당하게 설계된 신발은 밑창을 중심으로 뒤축이 약간 기울어져 있다. 달리기에 적당하게 설계된 신발은 뒤축이 훨씬 기울어진다. 그러나 신발 겉면에서는 뒤축의 각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두자. 겉에서 볼 때는 모든 신발의 뒤축이 밑창과 직각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달리기에 적당한, 신발의 뒤축이 안쪽으로 비스듬한 구조는 테니스나 농구처럼 측면 움직임이 필요한 운동을 제외한 전방으로 곧게 뛰는 운동에 이상적이다. 측면으로 이동해야 하는 운동을 하는 선수가 앞으로 뛰는 운동에 적합한 신발을 신으면 발목 염좌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스포츠에 적당한 신발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다용도 운동화(cross-trainer)는 약간의 측면 이동을 쉽게 하고 운동화에 필요한 충격 흡수도 가능한 복합적인 신발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신발은 처음부터 편안해야 한다. 길들이는 기간 같은 건 필요 없다. 발이 조이거나 쓸리거나 너무 끼는 느낌이 드는 신발은 사면 안 된다. 신발 크기와 맞는 정도는 스타일과 제조업체에 따라 다양하여서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을 때까지 계속 살펴봐야 한다. 
     
적당하게 맞으려면 선심이 적당하고 굽이 낮고(1.3㎝ 이하) 완충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뒤축은 발과 편안하게 맞고 발이 신발 속에서 미끄러지지 않아야 한다. 맞는 신발이라면 발에서 가장 긴 부분과 가장 넓은 부분에 맞아야 하고 가장 긴 발가락과 신발 끝 사이에 엄지발톱의 반 정도 되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갑피가 밑창 위로 불거져 나오면 안 된다. 
     
신발을 길들일 필요는 없지만, 가죽 소재와 같이 밑창이 빳빳한 신발은 발가락 아래의 둥근 부분이 쉽게 휘어지지 않아서 발이 굽 뒤쪽에서 계속 빠질 수 있다. 그런 신발은 신는 동안에 밑창이 부드러워지고 굽 빠짐도 점점 줄어든다.
     
발은 온종일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발 크기가 가장 큰 저녁 무렵에 신발을 사는 것이 좋다. 서 있을 때 양발의 길이와 폭을 재도록 하자. 함께 신을 양말이나 스타킹을 신고 신발을 신어 보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가게에서 적어도 10분 동안은 신발을 신고, 또 적어도 10분 동안은 걸어 보고 편안한지 확인한 다음 사기 바란다. 교정기를 이용한다면 새로운 신발을 신을 때 함께 착용해보아야 한다. 신발을 사기 전에 굽이 구부러졌거나 중창이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지 혹은 밑창의 표면이 편평하지 않는지 등 결함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신고서 발을 움직일 수 없는 신발이라면 선택해서는 안 된다.
     
신발의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하여 발을 지지하고 충격을 흡수하기는커녕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신발도 있다. 하이힐, 플립플롭, 샌들, 하이탑(복사뼈까지 덮는 스니커즈), 부츠 등은 모두 발과 발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나는 대부분 여성이 하이힐을 신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하이힐은 발의 변형을 진행하게 해 발목, 장딴지, 척추 아래쪽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치가 매우 높아서 하이힐에 발이 아주 잘 맞는 여성도 간혹 있다. 이들의 발은 낮은 굽이나 플랫 슈즈와 잘 맞지 않는다.
     
플립플롭을 비롯한 많은 샌들은 발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신발은 아치를 충분하게 지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관절과 인대에 통증을 유발한다. 게다가 물건이 떨어질 때 발을 보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발등을 햇볕에 노출함으로써 피부암 유발 확률을 높인다. 
     
플립플롭을 신고 걸을 때는 발가락이 신발에 고정되어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뒤축이 있는 신발보다 더 발가락을 움직이면서 신발을 신어야 한다. 발가락이 부딪힐 가능성도 커진다. 마지막으로,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의 끈이 상처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하이탑이나 부츠 역시 수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너무 조이면 표피와 가까운 신경을 자극해서 신경염을 유발하는 때도 있다. 어그 부츠, 작업용 부츠, 웨스턴 부츠도 대부분 아치를 충분하게 지지하지 못하거나 쿠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뒤꿈치 뼈가 지나치게 자라는 헤이글런드 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이탑 슈즈와 부츠는 통증을 일으키고 주머니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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