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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28. 2017

05. 닭고기가 무서운 진짜 이유

<의사들의 120세 건강 비결은 따로 있다>

닭고기와 췌장암 위험도


1970년대 초부터 일련의 법령들에 의해 석면 사용이 제한되어 왔지만 아직도 매년 수천 명의 미국인들이 석면에 계속 노출되어 사망하고 있다. 질병통제 예방센터, 미국 소아과학회, 환경 보호국은 앞으로 30년 동안 어린 시절 학교 건물의 석면에 노출되었던 사람들 중 약 천 명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일이 처음 생긴 것은 한 세대 전, 석면 노동자들이었다. 석면과 관련된 최초 암은 1920년대 석면 광산 광부들에서 나타났다. 두 번째 집단 발병은 석면을 사용하는 조선소 노동자들과 건설 노동자들이었다. 현재 우리는 석면 관련 질환의 3번째 집단 발병 시기를 맞고 있다. 석면으로 지은 건물들이 이제 바야흐로 해체되기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석면 역사가 보여주듯이 특정 물질의 암 유발을 확인하려면 과학자들은 최초 그 물질에 과다 노출된 사람들을 조사한다. 현재 우리가 가금류 바이러스의 암 유발 가능성을 조사하는 방식도 그와 같다. 오랫동안 염려해온 것은 닭에서 사마귀를 유발하는 암 바이러스가 신선한 닭고기나 냉동 닭고기를 다루는 과정에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이었다. 이 바이러스들은 조류에서 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의 암 발생과 관련된 역할은 아직 잘 모른다. 이런 염려가 대두되는 것은 가금류 도살·가공업 종사자들에서 특정 암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30,000명의 양계업 종사자 대상의 최근 연구는 그들이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닭의 암 유발 바이러스가 간암 및 췌장암에 의한 사망률 증가와의 관련 여부를 알아보고자 했다. 이 연구 결과, 가금류 도살·가공업 종사자의 췌장암 및 간암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9배 높았다. 지금까지 췌장암 위험인자로 가장 세심하게 연구된 것은 흡연이다. 하지만 설령 50년 동안 담배를 피웠더라도 췌장암 위험은 겨우 2배 증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닭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어떨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최대 규모 연구는 ‘EPIC’이라는 ‘암과 영양에 대한 유럽 전향적 조사(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다. 약 10년 동안 47만 7천 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매일 닭고기 섭취량이 50g 증가하면 췌장암 위험은 7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정도 육식 섭취량은 결코 많지 않다. 2온스(약 57g)가 채 안 되며 닭 1마리 가슴살의 ¼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붉은색 육류가 아닌 닭고기가 암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림프종과 백혈병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당시 EPIC 연구팀은 닭이나 칠면조에게 먹이는 성장 촉진제가 원인일 수 있지만 가금류에서 발견되는 암 바이러스도 원인일 가능성을 인정했다. 

석면과 암 발생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은 석면이 유발하는 암이 ‘중피종(Mesothelioma)’이라는 매우 희귀한 암이었고 석면이 널리 사용되기 전까지 사실 잘 몰랐던 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닭고기를 먹어서 생긴 췌장암과 흡연 때문에 생긴 췌장암은 특별한 차이가 없으므로 췌장암은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 훨씬 어렵다. 최근 육류업계에 ‘살라미 브러셔 병(Salami Brusher’s Disease)’이라는 특이한 질병이 발생했다. 이 병은 살라미 소시지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흰색 곰팡이를 쇠로 만든 솔(Brush)로 제거하는 작업자들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육류업계 종사자들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병은 훨씬 일반적인 것들이다. 따라서 가금류에의 노출과 췌장암 발생은 그 인과관계에 대한 강력한 증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면 사례에서처럼 조만간 치킨가게 출입 금지 등의 조치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카레로 췌장암 치료하기

췌장암은 가장 공격적인 암들 중 하나다. 치료하지 않으면 대부분 진단 후 2~4개월 사이에 사망한다. 불행히도 이 암은 항암치료를 해도 겨우 10%만 반응을 보이며 그마저도 항암제의 극심한 부작용이 동반된다. 


향신료인 강황의 색소 성분인 커큐민은 대장암에서 전암성 병변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었고 아직 실험실 결과지만 폐암세포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췌장암 세포를 사용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였다. 미국 암연구소의 연구비 지원으로 엠디앤더슨 암센터가 실시한 임상시험 중 하나는 진행된 췌장암 환자에게 고용량의 커큐민을 투여하는 것이었다. 평가가 가능했던 환자 21명 중 2명이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그 중 1명은 종양 크기가 73%까지 작아졌지만 결국 커큐민에 저항성을 보이는 암세포가 다시 자라났다. 하지만 두 번째 환자는 18개월 동안 꾸준히 호전을 보였다. 암 표지자 수치가 급상승한 것은 커큐민 요법을 잠시 중단했던 3주뿐이었다. 

물론 임상실험 대상자 21명 중 겨우 2명에서만 반응을 보였지만 일반적인 항암 화학요법을 췌장암 환자에게 실시했을 때와 비슷한 반응률이다. 게다가 커큐민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 보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췌장암 환자들에게는 그들이 선택한 치료법과 상관없이 치료와 동시에 커큐민 요법 실행을 분명히 권하고 싶다. 예후가 매우 안 좋은 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췌장암은 예방이 필수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알아낼 때까지 흡연과 과음, 비만을 피하고 식단에서 동물성 음식, 정제된 곡류, 첨가당을 줄이며 콩, 렌즈 콩, 꼬투리를 벗긴 완두콩, 건조 과일을 풍부하게 늘리는 것이 췌장암 예방의 최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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