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서블 씽킹>
석기시대의 사고방식에 갇혀버린 건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이를 인식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미 많이 알려진 이 작은 실험만으로도, 우리의 뇌가 작은 변화에 얼마나 과민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1. 양손의 손가락을 깍지 끼고, 양 엄지 중 위에 있는 쪽을 확인해본다. 왼손 엄지인가? 오른손 엄지인가?
2. 양손을 다시 풀고 한 번 손가락을 털고서 다시 깍지 껴본다.
3. 위에 있는 손가락은 무엇인가?
4. 양손을 다시 풀고 손가락을 털고서 다시 깍지 껴본다.
5. 이제 어느 손가락이 위에 놓여 있는가?
비록 내가 예언자는 아니지만 분명 똑같은 엄지가 위에 있다는 걸 확신한다. 그건 바로 습관 때문이다. 이제 의식적으로 이 일반적인 상태에 변화를 시도해보자.
1. 다시 한 번 양손의 손가락을 깍지 껴본다.
2. 역방향으로 손가락의 위치를 바꿔본다. 새끼손가락부터 시작하여 약지, 중지, 검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지의 위치를 바꿔 여태까지 한 번도 위에 있지 않았던 엄지를 위에 놓이게 한다.
어떤 기분이 드는가? 아마 불편하고 어색해서 깍지 낀 손을 풀어버리거나 원래의 익숙한 방식대로 다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이렇게 석기시대의 뇌는 새로운 걸 시도할 때마다 훼방을 놓는다. 어렸을 적 언젠가부터 우리는 특정 방식으로 손가락을 깍지 끼는 데 익숙해졌다. 우리 내면의 겁쟁이는 이런 식으로 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걸 깨달았고, 그 행동을 마음속 행동양식 리스트에 ‘위험요소 없음, 일정 부분 매우 유용함’이라는 꼬리표를 달아놓았다. 이렇게 위험도 검증 테스트를 통과한 후부터 우리의 뇌는 더 이상 양손을 교차하는 방식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순간, 즉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깍지를 낀 순간, 석기시대의 뇌는 절대로 그것을 놓치지 않고 주시한다. 이질감은 있지만 그렇다고 목숨에 위협이 될 만큼 심각한 상황도 아닌데, 우리의 뇌는 과민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무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막으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