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May 04. 2017

04. 진미래제와 태양발전 인공위성

<서진영의 KBS 시사고전 2>

50년도 더 전의 일입니다. 1958년 3월 17일, 미국 해군은 인공위성 뱅가드 1호를 발사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최초의 인공위성은 아니었습니다. 그 전해인 1957년 10월 4일, 러시아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1호 인공위성은 1958년 1월 31일 발사된 익스플로러 1호입니다. 

     
하지만 뱅가드 1호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현재까지 궤도를 돌고 있는 가장 오래된 인공 물체이며, 최초로 태양전지를 실용화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발사 19일 후 〈뉴욕 타임스〉는 머리기사에서 ‘화학전지는 지금쯤 고갈됐겠지만, 태양전지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기존의 화학전지로는 고작 몇 주 만에 작동을 멈췄을 인공위성을 몇 달, 몇 년씩이나 쌩쌩하게 작동하게 하는 태양전지만큼 우주 공간에서 오랜 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전원장치는 아직은 없다고 합니다.
     
이를 보며 진미래제(盡未來際)가 떠오릅니다.
     
진(盡, 다할 진), 미(未, 아닐 미), 래(來, 올 래), 제(際, 끝 제)   

〈장엄염불(莊嚴念佛)〉 후렴에 나오는 이 말은 ‘미래의 제한이 다 한 것’, 곧 미래의 끝이 다해 없다는 뜻으로, 영원무궁한 미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함이 없는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더욱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우주 태양광발전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지구 궤도에 태양광발전 위성을 띄워 태양에너지를 지구로 보내는 것으로, 수천 개의 집열판을 깔때기 모양으로 촘촘히 매단 위성이 태양광을 모아 이를 전파 형태로 지상에 보내는 원리입니다. 미국은 2050년부터 원자력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10GW급 이상의 거대한 우주 태양광발전소를 상용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일본 정부도 가로, 세로 2km의 대형 태양광 패널을 지상 3만6000km 궤도에 쏘아 올려 2030년에 원자력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100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우주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인 태양광은 미래의 끝이 다해 없다는 뜻으로, 영원무궁한 미래를 가리키는 진미래제(盡未來際)까지 에너지를 공급해줄 듯합니다. 우주에서 태양광발전을 한다는 꿈,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이 아니라, 상상력이 한계인 세상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03. 명군불현노와 보복운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