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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04. 2017

05. 뇌가 자동모드로 리셋되는 이유?

<프렉서블 씽킹>

인간의 뇌는 진화를 거듭해온 오래된 부위와 신생 부위로 이뤄져 있다. 가장 오래된 뇌 부위는 ‘뇌간’이라는 원시의 파충류 뇌이며 그 위에 변연계(limbic system)라고도 불리는 조금 더 진화된 포유류 뇌가 위치한다. 마지막으로 뇌의 가장 신생부위인 대뇌피질이 최상위층에 위치하며 인간의 뇌를 형성한다. 이 세 개의 영역이 주변 상황에 반응하는 방식은 모두 제각각이다.

뇌의 가장 아랫부분에 위치한 파충류 뇌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어떤 상황이 위험한지, 혹은 우리가 공격하거나 도망쳐야 할지를 재빠르게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주변 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신, 상황을 단순하게 대충 분석하는 특징이 있다. 심각하게 부담이 되는 상황에 충격을 받아 실신을 한다면, 그건 바로 파충류 뇌의 반응 때문이다.

중간층에 위치한 포유류의 뇌는 우리의 감정을 담당한다. 사랑, 우정, 슬픔, 분노, 질투, 공포와 같은 강력한 감정이 이곳에서 샘솟는다.

대뇌피질 부위는 상황을 논리적, 현실적으로 평가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수립한다. 시리즈물 ‘스타트렉’을 시청한 적이 있다면 ‘스팍’이 어떤 캐릭터인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대뇌피질은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스팍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으며, 파충류 뇌와 포유류 뇌의 정보를 한데 모아 거르고 판단하여 ‘영리한’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제아무리 최상위 뇌 부위인 대뇌피질이 가장 발달되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모두 제어하지 못한다. 우리가 하루를 보내고 행동하기 위해서는 3층의 뇌가 함께 어우러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예컨대 힘에 부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주로 파충류 뇌와 포유류 뇌가 이를 자율적으로 조정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파충류 뇌에서만 관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대뇌피질은 그저 관망하기만 하는데, 이때가 바로 우리 머릿속에서 스팍이 아닌 겁쟁이가 조종하려고 시도하는 순간이다. 대뇌피질은 자동 모드에 따라 말하거나 행동하는 자신의 모습에 후회하면서도 그저 관망할 뿐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다. 인생이 갑갑하고 참으로 힘들다고 느끼는 그런 상황이 닥치면, 우리의 뇌는 수십만 년 전 석기시대 모드로 리셋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주변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렁에 빠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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