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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9. 2016

09. 이타사고로 자신감을 키워라.

이타사고의 세 단계 성장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하는 일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일에서의 위치를 분명히 하고, 일에서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면 일에 관해 자신감이 솟구친다. 이것은 고객을 배려하는 의식이 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고객을 우선시하는 이타사고를 지닌 사람은 자기 이익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신을 믿어주는 고객을 위해 하지 못할 일도 담대하고 끈기 있게 할 수 있다. 이는 고객에게 신뢰받는 사람으로, ‘나는 남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인식으로 존재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이 기뻐하는 일을 하여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자연스러운 발상으로 이어진다. 외국계 은행에서 고위직으로 활약하는 E도 ‘고객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강한 열망으로 근거 없는 자신감을 발휘하여 일에서 성공했다.
     
E는 대학 졸업 후에 금융계에 취업하였고 35세에는 외국계 은행으로 전직하였다. 거기서 금융파생상품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네 사람이 한 팀이었는데, 그중 세 사람은 은행 거래처 담당이었고 E는 혼자서 법인 거래를 맡았다. 당시에는 금융파생상품에 관한 인지도가 낮아 대기업도 꺼렸다. 곧바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사실이 명백해서 결과를 중시하는 외국계 기업에서 그런 업무를 맡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E는 금융파생상품 영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현장에서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앞으로는 은행 거래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으므로 이런 상품이 필요할 것이다.’하는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단 한 건도 계약하지 못하는 달도 있었다. 은행을 담당하는 직원이 척척 성과를 올리는 것을 보고 솔직히 초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이 상품이 필요할 거야.’라는 자신감으로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근무하던 은행의 신용등급이 내려가고 거래하던 은행이 하나씩 손을 떼는 위기가 찾아왔다.
     
그때 거래를 터준 곳은 E가 담당하던 대기업이었다. 그 기업의 담당자가 한 말이 떠올랐다. “거래할 때 상대가 우리나라 기업이라면 우리는 회사를 봅니다. 하지만 상대가 외국계 기업이라면 담당자를 봅니다.” 고객은 회사가 아닌 E를 보고 신뢰를 했으며, 거래를 결정하였다. 이와 같은 경험은 E에게 크나큰 자신감을 주었다. 그 뒤로 큰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키고 계속 좋은 성과를 내었다. 그리고 8년의 금융파생상품 거래로 눈부신 업적을 남겨 43세에 이사로 승진하였다. 그가 승진하던 당시에 여성 임원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러한 성공은 35세였을 때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이런 상품은 언젠가는 필요할 것이다.’하는 고객 관점에서 생각한 것이 기초다. 이것은 또한 근거 없는 자신감이 되어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는 힘이 되었다.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타사고의 세 단계 성장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타사고는 영업에서 잘 활용하는 특성이다. 리크루트에서 인터뷰한 후지이 카오루(藤井薫)는 “우리 회사에서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활약하는 사람은 세 단계로 의식을 높이고 자기 성장을 이룩한다.”고 말했다. 리크루트는 우수한 영업사원이 많기로 유명한데, 그 비결이 관점의 높이와 넓이를 확산하는 세 단계에 있었다.
     
1단계는 나를 중심으로 한 관점이다. 리크루트는 ‘나는 이 일을 하고 싶다.’, ‘이 생각이 옳다.’고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다른 회사에서 개성이 너무 강하여 미움을 사던 직원을 채용해 활약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자아가 강한 젊은 직원이 업무에서 성과를 내면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교만해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기 능력을 과신한 젊은 직원이 겸손해질 역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역경은 지나치게 우쭐대다 큰 실패를 경험하는 일이다. 고객으로부터 “그런 방법은 절대 통하지 않아.”라는 말을 들으며 호되게 질타당하는 경험이다. 자신보다 나이 많고 경험도 풍부한 고객에게 한바탕 혼이 난 후, 자신의 미흡한 점을 깨닫고 겸손해진다. “우리 회사에는 호된 경험을 하는 일이 회사 내부보다는 접점인 고객과의 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회사에 있는 상사가 아니라, 외부에 있는 고객이라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지요.”
   
2단계는 상대인 고객 중심 관점으로 전환하는 단계이다. 고객에게 질타와 격려를 받고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하면 자신과 고객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말하자면 고객의 심정에 더 공감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의 징조는 ‘주어가 달라지는 것’에서 주변 사람이 알아차린다고 한다. 여느 때처럼 ‘자네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고 상사에게 질문을 받으면 예전에는 ‘나는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결사적으로 자기주장을 하던 직원이 어느 시점에는 ‘고객은 이렇게 하길 원합니다.’라며 고객 관점의 언어로 변한다. 이것이 주어가 달라진 증거이다.
    

 
그렇게 하면 상사는 ‘자네도 드디어 제법 하는군!’ 하며 속으로 흐뭇해한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의 관점’에서 ‘고객의 관점’으로 변화하는 이 단계에서 더 크게 성장하는 쪽은 자아가 강한 자기중심적이던 직원이라는 점이다. ‘나는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고집불통 직원이 갑자기 고객과 공감한다. 관점이 타인으로 옮겨가는 이 단계에서는 직원의 업무 동기도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고객의 처지에 두고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에게 공헌하길 원한다. ‘상사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 보상이 주어진다.’가 아니라, ‘고객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하는 자발적인 동기가 생긴다.
     
3단계는 대중, 그러니까 사회 전체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더욱 확대된 관점이다. 이 단계까지 발전하면 최고의 영업사원이나 사업개발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의 관점에서 보기 위해서는 타인인 고객의 ‘소리 없는 소리’를 알아듣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데이터를 분석해도 고객의 진정한 욕구까지 파악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고객과 같은 관점에서 고객과 밀착하여 때로는 툭 터놓고 얘기해서 정말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물어볼 수 있는 직원만이 말로 할 수 없는 요구사항을 알게 되며, 그 고민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통찰력이 탄탄한 자신감의 근원이 된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계속 초점을 맞추면 10년 뒤에는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지금 눈앞에 있는 고객이 미래에 곤란해 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업계 전체의 과제인 경우가 많으며, 눈앞에 있는 고객의 고민을 해소하는 데는 업계 전반에 만연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이것이 나에게서 타인, 타인에서 대중으로 관점이 변하는 단계이다. 3단계에 도달하면 ‘이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공헌할 수 있는가?’하는 더 수준 높은 이타심이 싹튼다. 이것이 자존감을 밑바닥에서 끌어올려 ‘내가 해야 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의 바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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