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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23. 2017

06. 같은 회사라도 직군별 차등 인사제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던 삼성 인재경영의 모든 것>

삼성 그룹의 인사제도는 환경변화나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진화되는 특징이 있다. 즉 93년 신경영 이전까지는 일본식 연공주의에다 직능형 인사관리 제도로 전 그룹사의 인사제도는 동일했고, 처우도 그룹사 별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신경영의 일환으로 강력하게 추진한 신인사제도의 핵은 1995년부터 시작한 연봉제를 포함한 성과주의 인사제도 도입이었다.


이러한 성과주의를 2000년대 초반부터는 금융, 전자, 중공업, 화학, 서비스 등 5개 소그룹별로 특화시켜 나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회사별, 직군별차별화를 통한 개별적인 인사제도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인사 관행에서 볼 때,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사람 중심 인사 시스템에 익숙한 기업일수록 이러한 직무 중심으로의 변화는 더욱 어려운 문제가 된다.

2000년대 후반에 이르자 직무 중심 인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채용 단계부터 직무나 직군의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서구식 직무 중심의 인사를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도입했으나 오랜 인사 관행과 전문가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등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삼성은 직군 중심의 인사제도로 급선회했다. 지금은 모든 계열 회사들이 직군 중심의 인사관리를 하고 있다.

직무·직군별 인사제도가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노동시장에서 고용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정규직 중심의 단일한 인사제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새로운 고용 형태들이 생겨났다. 직군별로 차별화된 인사제도의 운영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인사제도 전체를 완전히 개편하지 않더라도 직무에 기초한 인사제도를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이미 부분적으로 직군별로 차별화된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Freepik.com 


여기서 직군의 분류는 회사마다 다양하다. 대개 4~7개 정도의 직군으로 분류하는데 삼성전자의 경우는 E직군(연구직), S직군(소프트웨어), M직군(영업마케팅직), G직군(경영지원직), D직군(디자인직), F직군(설비엔지니어직), T직군(기술직)으로 분류된다. 직군 중심의 인사제도와 관련해 주로 발견되는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직군별 채용 시스템이다. 그룹 공채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회사별로 직군에 따라 채용절차를 달리하는 것이다. 그 예로 삼성전자는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2015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부터 기존 시험 위주의 획일적 채용 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 2015년 3월(기존 방식) : 서류제출 → GSAT → 면접(실무·임원) → 건강검진 → 합격자 발표
● 2015년 9월(신규 방식) : 서류제출(직무 에세이) → 직무적합성 평가 → GSAT → 실무면접 → 창의성 면접 → 임원 면접 → 건강 검진 → 합격자 발표


삼성전자 직군 체계와 인사 제도


둘째는 인력 운영 방식을 직군 중심으로 달리하는 것이다. 기업 내 다양한 기능이 직군 기준으로 명확히 구분되고 직군별 필요 역량과 경력 개발이 개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경우다. 따라서 직급 체계나 승격 승진의 기간도 다르다. 예를 들어 R&D 직군은 직급 단계가 선임·책임·수석연구원의 3단계로 축소되고 승격·보상 등 인사제도는 직급·호칭 기준이 아닌 수행 직무와 역할 기준으로 전환되게 된다. 이에 비해 생산·경영지원 직군은 기존의 사원~부장의 5단계 직급, 호칭이 유지되며 연공서열 기준의 호봉제를 유지하게 된다.

셋째는 직군별로 달리 적용하는 임금 보상 제도다. 직군별 특성에 따라 기본급 자체를 달리하는 것은 물론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업적 성과급도 달리 적용한다. 심지어는 신입사원도 5~10% 정도 연봉 차이가 있다. 그중에 가장 확실하게 차이를 두는 것은 역시 인센티브 제도다. 상하반기 지급되는 TAI도 직군에 따라 차이를 두는 것은 물론, 가장 큰 차이를 두는 것은 연봉의 70%까지 차이를 둘 수 있는 성과 배분 인센티브인 OPI다. 삼성전자의 경우 OPI 지급률은 0~70%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회사라고 하더라도 전체 연봉은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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