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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01. 2017

01.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아는가?

<청춘의 질문은 항상 옳다>

한국 사람들은 자기소개를 잘 못합니다. 어려서부터 자기소개를 “나는 어느 초등학교, 몇 학년, 몇 반, 누구입니다.” 여기서 시작합니다. 대학교 들어가면 “어느 학교, 무슨 과, 몇 학번, 누구입니다.” 재수를 하는 중이면 “몇 살, 누구입니다.” 여기서 그치고 맙니다. 

저는 청춘의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가 자기소개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갖지 못한다는 바로 그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모호한 자기 인식이 모든 문제의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정을 해 봅시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이사장이 큰 문제를 일으켜서 학교가 갑자기 없어졌습니다. 그러면 나의 존재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나는 어떤 존재가 되나요? 자신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 

강연 때 백수라고 자기 자신을 소개한 청춘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대답을 듣고 좋은 소개라고 답했지요. 왜냐면 그 소개는 여타 외부 조건과 무관했기 때문입니다. 학교, 회사 등의 소속과 전혀 상관없는 소개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자신을 어딘가에 소속된 존재로 설명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래서 그 소속이 사라지면, 자기 존재감과 가치 자체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소속으로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 이들이 나이 들면 점점 자기가 소유한 무언가로 자신을 설명합니다. 

- 나는 명품 백을 들고 있어.
- 나는 외제차를 타. 
- 나는 근사한 이성 친구와 만나고 있어. 

이렇게 자신의 소유 수준과 외부적인 가치로 자기 존재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잃어버리면 불행하다고 여깁니다. 애초부터 자신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외적인 소속, 소유가 없어지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상실감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나를 설명할 때 소유나 소속 환경을 드러내지 않고 소개하는 연습을 해 보십시오.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면 나 자신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내 앞에 있는 수식어 다 떼어 내고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진짜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속성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속성이 사회에서 인정받든지 안 받든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자기소개를 새롭게 구성해 보고 거기에서 출발해 보세요. 그것이 바로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인지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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