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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07. 2017

06. 사춘기는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부모에서 비롯

<마마 콤플렉스>

작가: 선생님께서는 ‘힘든 사춘기’는 ‘완전히 불필요한’ 기간이며, 사춘기는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부모의 양육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셨지요?


마크햄: 예. 부모들은 청소년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부모들이 사춘기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면 그 소리는 그대로 되돌아올 뿐입니다. 그보다는 “아무개야, 지금은 모든 게 너무 힘들 거야. 나도 정말 안타까워.” 하고 공감해주세요. 그러면 아이들이 오히려 울음을 터뜨릴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공감이기 때문이지요. 울어서 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부모들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사진: Freepik.com


작가: 그런데도 많은 부모들이 여전히 아이들의 행동 때문에 가족들 간에 균열이 생겼을 때 아이들에게만 벌을 주거나 아이들을 외면합니다.

마크햄: 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관계가 완전히 깨져버리지요.

작가: 제가 끔찍이 서투른 엄마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대놓고 그렇다는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엄마들 사이에는 그 엄마가 아무리 무능하고 그 집 아이들이 아무리 고통을 당하고 있더라도 그것에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무례한 짓이라고 여기는 무언의 협정 같은 것이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다들 판단을 보류하게 되고, 그 때문에 그 아이들은 무자비한 학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아이들 탓을 멈추고 그들을 제대로 봐야 합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지닌 사랑의 능력을 비추는 거울일 뿐입니다.

마크햄: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부모들이 많은 이유는 그들이 너무나 끔찍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양육은 정말 성스러운 책임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모가 어떻게 마음이 평화로울 수 있나요? 그런데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당신처럼 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딸을 때리다가 스스로를 믿을 수 없어서 멈추고 도움을 구했지만 대부분의 다른 부모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자기 아이에게는 훈육이 필요했다고 합리화하면서 체벌이 아이의 행동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믿는 것이지요. 그러나 모든 연구조사에서는 체벌이 행동을 고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작가: 저도 체벌이 도움된다고 믿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안에 쌓여 있던 공격성이나 스트레스를 푸는 데만 도움이 됐지 장기적으로는 수치심 때문에 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와 저의 요구사항이 서로 달랐지요. 저에게 딸이 필요했을 때는 딸이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 반대로 딸이 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온몸으로 표현했을 때는 저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따뜻함이나 애정이 동나 버렸다는 것만 드러냈습니다. 저는 그때 정말 탈진해 있었고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도 따뜻함과 애정이 필요했는데 아무 곳에서도 얻을 수 없었지요!

마크햄: 부모들은 자기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녀들을 책망하고 벌을 줍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서 청소년이 되었는데도 어릴 때와 똑같이 대합니다. 그러고는 ‘이런 괴물들이 대체 어디서 나온 거지?’ 하면서 황당해하지요.

작가: 그렇다면 해답은 뭔가요? 엄마들의 나약함이 문제 아닌가요?

마크햄: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만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마들의 공격적인 감정을 비난해봤자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쏟아내게 만들 뿐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행동으로가 아니어도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이 너무나 많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공간에서 상담사와 말하는 것과 온라인상에서 말하는 것은 아주 다르지요. 그런데 요즘은 너도나도 온라인에다 24시간 생방송을 해댑니다! 이제 삶이 너무 대중적이 되다 보니 무엇이 개인적이어야 하고 무엇이 대중적이어야 하는지조차 구분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제가 정해놓은 규칙은, 내 아이가 들어서 불편해할 사항이라면 아이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을 때려주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언젠가는 아이가 알게 될 테고 그때 받을 상처는 상상 이상으로 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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