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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30. 2017

03. 생존에 유리한 몸 = 비만에 유리한 몸?

<식욕의 배신>

‘아무리 먹어도 살이 절대 찌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이와 마찬가지로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사람’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덜’ 찌고, ‘더’ 찌는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같은 음식을 먹었을 때 더 찌고 덜 찌는 것은 체질이라는 유전적 영향이 분명 존재한다.


효율성의 차이

실험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물은 쥐와 기니피그이다. 또한 가장 많이 사육되는 식용 동물들은 소, 돼지, 닭이다. 그 이유에 대한 대답 역시 에너지 효율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동물마다 음식을 섭취 후 근육과 지방의 형성, 신체 에너지 등 그 효율성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자들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을 취했을 것이고, 실험동물의 효율성으로는 쥐와 기니피그가, 식용 가축으로는 소, 돼지, 닭이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였을 것이다. 같은 동물이라도 효율성이 다른 것처럼 사람도 에너지 효율성에 차이가 있다.

생리학자들은 에너지 효율이 좋은 사람들을 절약 표현형(thrifty phenotype)이라 설명한다. 이 조건의 사람들은 대사가 효율적이어서 칼로리가 남으면 바로 장기 저장소에 저장된다. 즉, 여분의 에너지가 있다면 차곡차곡 지방으로 몸에 알뜰하게 저장하는 것이다. 반대로 낭비 표현형(spendthrift phenotype)이라 불리는 조건의 사람들은 대사가 비효율적이어서, 많이 먹어도 에너지가 쉽게 낭비되어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생존의 입장에서 본다면 절약 표현형의 사람들은 조금만 먹어도 높은 효율로 에너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신체는 음식이 풍부한 환경에서 쉽게 살이 쪄버린다.


타고난 체질

절약 표현형의 사람들은 높은 수준의 렙틴에도 저항성을 보이기에 이는 장기간 체중이 증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 준다. 반대로 낭비 표현형의 사람은 렙틴 저항성을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소아비만이었고 여전히 살이 잘 찌는 체질 때문에 늘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투덜거리던 한 여성이 있었다.

“마르게 태어난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그 사람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늘 날씬하잖아요. 전 어릴 적부터 통통했어요. 이런 유전자를 주시고, 어릴 때부터 살찌는 음식들 위주로 먹여 식습관도 잘못 들게 한 부모님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날씬한 체질인 사람들은 아무거나 먹어도, 많이 먹어도, 저처럼 영양소나 양을 계산하지 않고도 날씬하죠.”

그러나 그녀는 늘 다이어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지는 장점도 있다고 말을 했다.

“다이어트를 늘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영양소를 늘 골고루 먹기 위해 노력해요. 덜 가공되고, 덜 짜고, 채소도 일부러 챙겨 먹고, 항상 운동하고 계단을 이용하죠. 목적은 살이 다시 찌기 싫어서인데, 저는 통통한 유전자가 있어서 이런 생활 습관을 버리면 다시 살이 찔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결국은 이런 생활 습관이 저를 남들보다 건강하게 만들어 준 건 사실이에요. 아마 십 년 뒤, 이십 년 뒤에는 제가 뚱뚱한 운명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 사람들보다 더 건강하고, 나이 들어서도 덜 아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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