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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19. 2017

04. 셀룰라이트 없앨 수 있을까?

<매력적인 피부 여행>

울퉁불퉁 매트리스 현상

피하지방이 많다고 해서 건강이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 물론 셀룰라이트(cellulite) 자체를 질병으로 본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셀룰라이트는 비록 만성이고 질병처럼 단계와 강도로 분류되지만, 원래 여성의 엉덩이, 배, 허벅지에 있는 울룩불룩한 살을 가리키는 말이다.

당신의 셀룰라이트가 몇 단계인지 궁금한가? 그렇다면 지금 바지를 내리고 거울 앞에 서서 직접 진단해보라. 조명이 위에서 비춰야 셀룰라이트가 잘 보인다. 가령 백화점 탈의실 같은 곳이 최적의 장소다. 그런데 셀룰라이트가 잘 보이게 조명을 설치한 걸 보면 이런 곳을 설계한 것은 확실히 여자들이 아닌 듯하다.


셀룰라이트는 대략 세 단계로 나뉜다.

• 1단계: 눕거나 섰을 때 피부가 복숭아처럼 매끈하다. 피부를 한쪽으로 밀어야 비로소 벌집무늬가 생긴다.

• 2단계: 누웠을 때는 매끈하지만 일어서면 울룩불룩하다. 센스 있는 피부과 의사는 이것을 ‘매트리스 현상’이라고 부른다. 루벤스의 그림에서 납치되는 두 여인이 바로 이 단계다.

• 3단계: 누우나 서나 똑같이 ‘매트리스 현상’ 혹은 ‘오렌지 피부’가 보인다. 얇은 옷을 입으면 울룩불룩한 피부 표면이 비친다. 그래서 여성들은 이 단계에 이르면 필사적으로 온갖 시도를 한다. 비타민과 카페인이 함유된 비싼 셀룰라이트 크림은 물론 다이어트, 마사지, 온찜질, 냉찜질, 진동, 진공, 때리기 등 수많은 요법들이 동원된다. 이런 요법들은 비용이 꽤 많이 들지만, 기본적으로 효과가 미약하고 설령 효과가 있더라도 잠시뿐이다.

수많은 학술논문들이 눈에 띄는 효과를 나타냈다며 나름의 셀룰라이트 치료법을 보고한다. 그러나 실제로 셀룰라이트 ‘환자’들은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다. 매일 수영을 해 취리히 호수를 건널 정도로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해서 결코 60대로 보이지 않는 멋진 몸매를 지닌 여성이 나를 찾아왔다. 그녀는 팔다리의 셀룰라이트를 없애주면 상당한 거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갖 비싼 치료를 다 받아봤지만 모두 헛수고였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로 돈으로도 안 되는 것이 있다. 셀룰라이트는 의술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셀룰라이트를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발표가 있지만, 애석하게도 현재 그것은 “소망적 사고(wishfull thinking)”라는 제목 아래에서만 ‘성공’이라고 적을 수 있다. 혹은 잘 알려진 명언의 사례로 안성맞춤이다. “당신이 직접 조작하지 않은 통계는 믿지 마라.”

그러나 여성들이여, 절망하긴 이르다. 남자들은 여자의 엉덩이를 좋아한다. 셀룰라이트가 없는 엉덩이는 물론이고 셀룰라이트 3단계인 엉덩이도 상관없다. 또한 살을 빼는 데 성공하면 불룩 솟았던 표면이 어느 정도 가라앉기도 한다. 근육을 만들면 비록 여전히 셀룰라이트가 존재하더라도 매력적인 근육에 가려진다. 많이 움직이거나 마사지를 열심히 하면, 일종의 림프 배수 처리로 지방 조직에 고인 수분을 적어도 몇 시간 동안은 없앨 수 있다.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태양과 담배를 멀리하면 매트리스 피부보다 더 팽팽하게 지방세포를 잡아줄 빳빳한 결합조직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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