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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31. 2017

01. 최후의 만찬_야코포 바사노

<명화 속 고양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1546년경
야코포 바사노(Jacopo Bassano), 1510~1592

<최후의 만찬> 유화, 캔버스, 168×270cm,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아테나움The Athenaeum) 

A: <최후의 만찬>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480년 무렵 밀라노에서 그린 그림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 그림보다 60년 먼저 그려진 그림이지요. 바사노는 고전을 연구해서 자신의 그림에 미켈란젤로의 복잡한 인체 포즈나 베네치아파의 선명한 색상을 도입했습니다.

B: 모두가 흥청거리는 모습이네요. 잔치를 그린 풍속화 같습니다.

A: 맞아요. 베로네세의 <가나의 결혼식>도 그렇지만 베네치아파는 성서화에도 현세의 즐거움을 표현한, 오락적 요소가 강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장면은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하기 전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면서 유다의 배신을 밝히는 장면입니다. 이 그림에서 유다가 어디에 있는지 알겠어요?

B: 음… 일단 그리스도 앞에서 턱을 괴고 있는 사람은 젊은 요한이지요?

A: 맞아요. 왼쪽에서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 베드로고요. 두 사람은 확실히 아니고, 분위기 상으로 앞쪽 좌우에 앉아서 “너냐?”, “아니, 저 놈이야”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아니겠군요.

B: 그렇다면 오른쪽 테이블에 혼자 있는, 황색옷을 입은 옆모습의 남자인가요?

A: 맞습니다. 그리스도의 말 한마디에 얼어붙은 듯한 표정과 포즈를 취한 것도 그가 유다임을 나타내고 있어요. 베드로의 오른쪽 손과 그리스도의 시선도 유다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화면 오른쪽 아래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반신이에요.


B: <노아의 방주>처럼 개는 몸을 말고 자고 있는데, 고양이는 귀를 세우고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네요. 당시 기독교에서 고양이는 환영받지 못했어요. 중세에는 마녀의 심부름꾼으로 취급되어 화형을 당하기도 했고요.

A: 그렇다면 그림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는 유다의 배신이라는 나쁜 소식을 상징하겠군요. 그 반면 인간에게 충실하지만 위기를 모르고 잠든 개는 그리스도의 다른 제자들을 상징하고요.

B: 바사노는 인간의 가혹한 드라마를 고양이와 개의 일상적인 움직임으로 암시하고 있네요. 다시 한 번 바사노의 뛰어난 기량을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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