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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Sep 01. 2017

09. 강남아파트가 삼성전자보다 좋은 이유

<다가오는 3년, 대한민국 부동산 시나리오>

강남아파트는 노후화 문제와 함께 신규 택지개발 공급의 한계라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잠재수요와 비교해 물량공급의 미스 매칭이 상수로 존재한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에 공급되어 있는 아파트는 30만 가구다. 이중에서 70% 이상인 22만 가구만 아파트다. 전국 주택공급량 1,700만 가구의 1.8%에 불과하다. 공급은 제한되어 있고 수요는 많은 곳이 강남아파트다. 

강남아파트 22만 가구 중에서 82%가 건축된 지 15년이 지난 노후아파트로 분류된다.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강남아파트의 63%에 이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이 3베이(Bay) 구조방식으로 2베이(Bay)로 지어진 노후아파트와 비교해 공간의 활용이 넓고, 채광이 잘된다. 또 신형 엘리베이터를 탑재해 안정성이 높다. 지하공간이 넓어 주차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노후아파트는 지상주차를 해야 해 주차난에 시달리고 배관도 녹슬고 낡았다.

강남아파트는 위치상 최상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강남의 노후아파트가 재건축 규제정책에도 불구하고 그 경제성이 계속되는 이유다. 강남의 노후아파트는 재건축 규제가 풀리느냐, 용적율 상향 조정이 이뤄지느냐 여부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진다. 강남의 아파트는 대체가능한 지역이 없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곧잘 비교되곤 한다.



대한민국 전체 아파트시장에서 강남아파트는 대체가능한 지역이 없다. 강남아파트는 시장의 변동에 가격이 매우 비탄력적으로 움직이는 우상향의 기울기를 갖고 있다. 부동산 불황기에도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투자의 안정성이 담보된다. 

강남아파트나 삼성전자 같은 핵심 우량종목은 주식, 부동산이라는 경계를 넘어서 하나의 사실을 공유하고 있다. 즉 시장의 불황기에는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강하고 활황기에는 매번 전 고점을 돌파하고 신고가를 다시 쓴다는 점이다. 경제가 부진할수록 여유자금만 준비되어 있다면 핵심 우량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다.

강남 3구 아파트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망하면 한국경제가 무너지는 것처럼, 강남아파트가 붕괴되면 대한민국 부동산시장 전체가 흔들린다. 부침이 심한 삼성전자는 산업의 변동, 기업의 대처능력에 따라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강남아파트는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가격이 움직인다. 이것이 강남아파트와 삼성전자의 차이라면 차이다.

경기도 외곽 신도시의 50평대 아파트가 강남아파트 15평과 동일 가격이다. 강남아파트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곳에 살고 싶어 하는 잠재수요층은 광범위하게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물건의 공급이 제한적이다는 사실이다. 강남아파트는 재건축이 아니면 물리적으로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어렵다. 

부동산은 상품의 특성상 수요가 있다고 해서 물리적 시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무작정 생산해낼 수가 없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도 공급량을 변화시키기 어렵다. 즉, 특정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그 지역의 아파트 공급을 늘릴 수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부동산 상품의 정체성에 비추어 수요량과 공급량 간의 미스 매칭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핵심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불황기 투자의 정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 강남아파트와 삼성전자를 물리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단지 이 둘을 비교하는 이유는 이 둘이 각각 아파트, 주식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상품이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메카트로닉스라는 기계, 화학, 전자가 결합된 공장에서 대규모로 생산하고 경쟁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회사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는 치킨게임의 전형적인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반도체시장은 시장의 수요 변동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고 수요도 들쑥날쑥 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시장에 불황이 찾아오면 치킨게임으로 유력한 경쟁기업을 시장에서 몰아내고 그 기업이 차지하고 있던 마켓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간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경영전략으로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여기에 쇄기를 박은 것이 낙수효과를 믿고 대기업에 고환율, 법인세 실질 감세 등의 혜택으로 삼성전자의 제품경쟁력에 힘을 실어줘 삼성의 글로벌기업화에 날개를 달아준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적인 정책이라는 보이지 않은 도움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 같은 혜택으로 자사제품의 국제경쟁력이 경쟁기업에 비해서 30% 가격우위를 갖게 됐다. 또 반도체에만 의지하지 않고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가전, 휴대폰, 헬스케어 부분까지 확대하면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해 나갔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IT 수출기업은 갑작스런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변동, 정부가 다시 실질법인세 인상으로 친기업적 대기업정책을 철폐하고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면 현재의 안정적 스탠스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강남아파트는 다르다. IMF 외환위기 같은 국가 파산으로 몰리는 극단적인 위기상황이 아니라면 아파트시장에서의 지위는 흔들림이 없다. 강남아파트만 빗대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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