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
아이가 질문을 하는 경우 칼 비테는 바로 대답해주지 않았습니다. 먼저 아이가 생각하게 하고 나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만일 어떤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생각이 엇갈리면 둘이 어떤 부분을 다르게 해석했는지 차근차근 따져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보육원에 가면 칼은 이런 의문을 품겠죠.
“대체 왜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을 버렸을까요?”
“글쎄, 왜 그랬을까?”
아마 칼은 부모들이 책임감이 없고 마음씨가 나빠서 아이들을 버렸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면 칼 비테가 다시 질문을 던집니다.
“정말 그 부모가 나빠서 그랬을까? 그 부모가 나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어떤 환경이 있지 않았을까?”
그러고는 그런 환경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죠. 이 과정을 통해 칼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든 편견을 갖지 않고 본질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간혹 칼이 색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칼 비테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네 생각이 일리가 있구나. 아빠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 책에는 뭐라고 나와 있는지 찾아보자.”
칼 비테는 절대 지적으로 아들을 짓누르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나눌 때는 아들과 평등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게 했습니다.
한편 칼 비테는 아들에게 마을 지도를 직접 그려보게 했습니다. 지도를 그리기 전에 먼저 아이를 데리고 이웃 마을에 놀러가 숲을 탐험하고 강에서 물장난을 치다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갑니다. 그러고는 거기서 강이 흐르는 방향이나 숲의 위치 등을 관찰하게 했습니다. 정확하게 지형을 익히기 위해 마을을 몇 바퀴 돌았습니다. 칼은 모든 것을 놀이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지치지도 않고 신나게 주변을 관찰했습니다. 그러고는 집에 와서 엄마에게 자신이 관찰한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보고 있는 동안에는 모두 아는 것 같았지만 막상 설명해보면 자신이 어떤 부분을 놓쳤는지, 어떤 부분을 자세히 관찰하지 않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이웃 마을을 오가며 대략의 지형을 파악한 후에 종이와 연필을 들고 그 마을의 제일 높은 탑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간단한 지도를 그렸습니다. 이미 몇 번이나 그 마을을 오가며 지형을 익혔기 때문에 칼은 어려움 없이 지도를 그려냅니다. 그 후에 서점에서 지도를 사서 자신이 그린 것과 비교하며 수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확한 지도가 완성되죠. 칼 비테의 적절한 교육 덕분에 칼은 여섯 살의 나이에 세밀한 지도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칼 비테의 교육법을 보면 서양 명문가의 교육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 여사 역시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토론을 시켰습니다. 그녀는 아이가 4~6세부터 책을 읽고 토론 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책만 읽혔던 것은 아닙니다. 신문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와 지혜를 얻게 했습니다. 놀이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했습니다. 여행 중에는 식물이나 꽃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는가 하면 여행지의 지명이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칼 비테처럼 지도를 그리게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