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시대가 온다>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25살 복학생들만 봐도 모든 분야에서 뭔가 나보다 훨씬 많이 아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그 나이엔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가 30살이 넘은 분들을 생각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쯤이면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있다. 그리고 배가 약간 나온다. 두루두루 이런저런 세상 풍파를 겪어 어지간한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삶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뭘 잘 모르던 시절 내 눈에 비친 30대는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경제적인 능력도 갖추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자신만의 커리어를 잘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2030 세대는 실제로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단번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청년들은 일컬어 포기해야 할 게 많은 '5포 세대, N포세대'라 부르기도 한다. 나 또한 여기서 말하는 청년층에 해당한다. 나의 어린 시절 그리고 20대 역시 행복한 기억보다는 아프고 힘든 기억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흔히 말하는 '흙수저'였다. 게다가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도 없었다. 전문가가 되고 싶어 정말 최선을 다한 시험도 4번이나 연속해서 떨어졌다. 그야말로 안타까운 시절을 보냈다. 직장생활도 해보았다. 하지만 영혼이 없는 직장 상사들의 눈을 보면서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실패로 얼룩졌지만 그래도 꿈꾸고 도전하고 깨져봤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월급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는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직장을 그만두었고 현재 셰어하우스 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살아지는 것이 아닌 내가 선택하고 살아가는 삶이 된 것이다. 게다가 셰어하우스 사업을 통해 정말 큰 행복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셰어하우스 운영을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 현재 서울 홍대와 강남에 4개의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직장생활 당시 월급의 최소 2배 이상의 월세를 받고 있다.
여기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나도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바로 대답하겠다. '당연히 할 수 있다. 아니 더 잘할 수 있다.'라고 말이다. 그럼 잠시 이 책의 주제이자 나의 사업 분야인 셰어하우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셰어하우스란 거실과 화장실 등 공간은 공유하고 각자 방은 따로 사용하는 이를테면 과거 하숙의 개념과 비슷하다.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주거비용으로 인해 보증금이 작고 월세가 비교적 저렴한 셰어하우스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의 경우 원룸을 구하려면 최소 보증금 1000만 원 이상에 월세 50만 원은 지불해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보증금 1000만 원은 학생들이 부담하기에는 너무나 큰 금액이다. 그리고 특히 혼자 거주하는 여성분들의 경우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어 여럿이 모여 사는 셰어하우스의 인기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이미 호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셰어하우스는 보편적인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러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려면 자기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한 예로 서울의 역세권에 셰어하우스를 초기 자본 2000만 원 정도면 운영할 수 있다. 정말이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가능하다. 심지어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면 짧은 기간에 투자금을 전부 회수하고 지속적으로 더 큰 수익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그 노하우와 공식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따라서 셰어하우스 운영을 희망하는 현재 직장에 다니는 분, 예비창업자, 주부, 퇴직자 등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은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지금 현재에 만족하시나요?'라고 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해드리고 싶은 말은 이렇다.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움직이는 만큼 반드시 길이 열립니다.'
골치 아픈 반지하 셰어하우스라는 신세계를 만나다.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하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20년 이상을 홍대 인근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살면 그 동네가 지겨워지기 마련인데 나는 질리기는커녕 아직도 이 동네가 좋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렇다. 먼저 홍대는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 보통 인위적으로 조성한 신도시의 경우 편리하고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종 프랜차이즈로 빡빡한 모습은 조금은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홍대는 다르다. 물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상점들이 많지만 곳곳에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가게들이 많이 있다. 평소 인테리어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런 자기색깔이 있는 건물과 상점을 보기만 해도 온몸에 엔돌핀이 샘솟는다.
과거 홍대는 지금과 달리 딱히 큰 특색이 없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당시 가난한 예술가들이 삼삼오오 모이면서 홍대 예술의 거리를 탄생시켰다. 그들의 삶은 이 지역을 예술의 거리로 만들었다. 그래서 예술가 하면 바로 홍대를 떠올릴 만큼 홍대 인근은 예술가들이 모이는 개성 있는 문화지역이었다. 지금도 각종 거리공연과 개성이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즐거워진다.
나는 오래전부터 홍대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사실 나는 이런 생각을 할 당시 부동산에 관한 지식이 전무했다. 그저 집 근처 공인중개사 사무실 유리창에 붙어있는 매물광고를 구경하는 정도였다. 그래도 재테크의 필요성을 느끼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서점에서 재테크 관련 서적을 사서 읽곤 했다. 하지만 전부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뭔가 투자는 하고 싶은데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인터넷으로 부동산 검색을 했다. 네이버 부동산에 들어가 보니 지역의 지도는 물론 각종 사진과 부동산 시세가 친절하게 나와 있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검색했다. 그러던 중 내가 잘 아는 지역에 내가 가진 돈으로도 살 만한 매물이 눈에 띄었다. 당시 3개의 매물이 눈에 띄었고 나는 그 주 주말 바로 지도에 나온 매물을 직접 보러 갔다.
세 개의 물건은 가장 저렴한 매물이었던 지라 모두 허름한 빌라에 반지하였다. 일반적으로 반지하라고 하면 좋은 느낌보다는 칙칙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곰팡이, 그늘, 하자, 사생활침해 등등 안 좋은 단어가 즉시 떠오른다. 아마도 예전부터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드라마 등 매체에서도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표현할 때 극 중 반지하에 사는 것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이 지역에서 깔끔하고 좋은 빌라를 매입할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현대 리모델링 기술을 믿고 있었기에 반지하라는 사실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이렇게 내 첫 부동산 임장을 했다.
반지하 빌라 3개 중 처음 간 곳은 홍대 번화가에 있는 집으로 지하철역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주변에 편의시설은 충분했다. 하지만 골목 안쪽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채광이 좋지 않았다. 나는 용기를 내어 집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사람이 있었다. 처음이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분명한 건 상대방 입장에서 나의 등장은 예고도 없이 찾아온 것이므로 낯설고 불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예의를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주자분이 거부감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해 주변에 직장이 있어 집을 구하고 있는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를 보고 왔다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임차인분은 선뜻 집을 보여주셨다.
집은 오래되고 관리되지 않은 가구와 가전으로 버겁게 채워져 있었다. 최대한 물건들을 배제하고 모두 비워냈을 때의 집의 민 낮을 상상해보았다. 내가 리모델링을 했을 경우 어떤 그림이 나올지를 계속 상상하면서 집을 꼼꼼히 살펴봤다. 하지만 그에 앞서 집 전체가 많이 습한 느낌이 들었고 어두워서 아무리 내가 리모델링을 잘한다고 한들 쾌적한 집이 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집을 보여주신 임차인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음 집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두 번째 집은 지하철과 상당히 가까운 곳에 있었다. 게다가 버스정류장은 걸어서 1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교통 조건은 최상이었다. 출입구도 넓고 채광도 좋아 앞서 본 집처럼 어둡고 눅눅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뭔가 양지바른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집이었다. 위치를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아! 여기 좋다”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반지하에는 집이 두 채가 나란히 붙어있었는데 인터넷 정보만으로는 어느 집이 해당 물건인지 헷갈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대문 앞에서 서성이던 중 어떤 할아버지께서 집을 유심히 보고 있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다. 나는 이때다 싶어 그 어르신께 “혹시 여기 집 내놓은 곳이 있나요?” 라고 물었다. 어르신은 내 말을 듣고 3초 정도 생각하시더니 본인이 집을 내놓았다며 집을 보여주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어르신과 함께 집을 구경했다.
집 안을 살펴보니 붙박이장이나 기본설비들은 오래되어 휘거나 무너져 내린 것들이 많았지만 집 분위기나 채광 그리고 습도가 나쁘지 않았다. 집안 곳곳에는 노부부의 투철한 절약 정신이 묻어있었다. 집안 물건들은 상당히 오래돼 보였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르신의 솔직하고 밝아 보이는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친절하신 어르신의 배려로 집안 곳곳을 잘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어르신께선 인터넷으로 확인한 매매 가격보다 1000만 원 더 할인해준다고 하셨다. 이유는 리모델링이 안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나는 이미 이 집에 반해 있었다. 그래서 사실 남은 한 반지하 빌라를 둘러보기도 전에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그냥 그 동네를 구경하는 셈 치고 마지막 빌라로 향했다. 하지만 문을 두드려보니 사람이 없었고 외관이나 분위기로 보았을 때 이 전에 본 집이 훨씬 마음에 들어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나는 최초로 인터넷으로 반지하 물건을 검색하고 내 맘대로 임장을 했다. 운이 좋게도 마침 친절한 집주인 분이 계셨고 그렇게 드디어 홍대에 내 집을 마련했다. 뿌듯한 마음과 함께 처음으로 리모델링이라는 것을 해 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그리고 임차인도 받는 상상을 하면서 나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