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부부 재테크>
40대 가정의 재무 문제&솔루션
만장 씨는 퇴근 후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SNS에 접속했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대학 시절 교수님의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었다. 노부부가 나란히 서서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은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였다. 파란 하늘에 아름다운 풍경,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 그 교수는 만장 씨가 대학을 다닐 때도 이른바 금수저로, 집이 부유하다고 소문이 난 분이었다. 그 사이 정년을 마치고 아내와 유유자적 금노후를 보내고 있는 듯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회사, 집, 회사, 집만 오가는 만장 씨로서는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돈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을 챙겨 가며 부부가 손잡고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만장 씨는 생각했다.
‘나와 파란이도 퇴직 후에 저렇게 우아하게 살 수 있을까?’
사실 만장 씨는 피렌체가 이탈리아의 도시라는 것만 알았지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잘 몰랐다. 노후를 맞은 분들이 여행을 다녀오더라도 중국이나 동남아에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마저도 갈 수만 있으면 감지덕지인데 교수님은 이탈리아로 몇 주일씩 여행을 다녀오다니. 만장 씨는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죽기 전에 파란이랑 손잡고 이탈리아에 다녀올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할 때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갈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결혼 초기만 해도 아내에게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큰소리쳤던 그였지만 이제 아내는 그런 말을 들으면 그저 웃기만 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보내며.
만장 씨는 이대로 늙어서 노인이 된 자신과 아내를 상상해 보았다.
‘민재, 민서에게 노후를 부탁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겠지? 나만 해도 부모님을 모시지 않잖아. 겨우 용돈만 드리고…….’
노후에 자식들에게 의지하기는커녕 빠듯하더라도 아내와 둘이서 살 수 있으면 다행일 것 같았다.
‘몹쓸 병에 걸려서 자식들 고생시키면 어쩌지? 그저 가끔 만나서 맛있는 음식 먹고, 손주들 용돈이나 주고 그렇게만 살아도 소원이 없겠어.’
만장 씨는 얼른 SNS 창을 닫고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일본 노인의 노후 파산 관련 기사가 메인에 떠 있었다. 80대 한 노인은 20년 전에 퇴직할 때 자신의 통장에 2억5천만 원의 예금이 있었다고 했다. 지난 4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모아 둔 돈이었다. 그 정도 돈이면 검소하게 절약하면서 노후를 보내기에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퇴직 후 20년이 지날 무렵, 통장 잔고는 서서히 바닥을 드러냈다. 노인은 갑자기 아내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연금으로는 도무지 살 수 없고 갈수록 적자액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큰돈은 못 벌어도 40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이렇게 비참한 노후를 맞을 줄 몰랐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앞날이 캄캄합니다.”
우리 사회와 닮은꼴인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라니, 만장 씨는 노후 파산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이대로 불황이 더 심해지고 수명은 더 길어지면 어떻게 되는 걸까?’
만장 씨는 우울해졌다. 괜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봐서는! 오늘따라 지하철 인파도 평소보다 더 빡빡했다. 삶이 고달프게 느껴졌다.
다음 회에 해결방법인 <06. 노후 자금을 모으는 3가지 방법>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