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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고객을 아는 것이 시작이다.

<세일즈 마스터>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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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하고 있는 고객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세요?”
“……”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한 직원이 말했다.

“저는 20%의 직원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잇달아 다른 직원들이 답하기 시작했다. 50%, 70%, 10% 등 다양한 대답들이 나왔다.

처음 대답한 직원이 그중 고참이어서 그 직원에게 담당 기업들 중 최대 고객을 물어보았고 그 고객사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열어보라고 했다. 한 회사의 관리 고객이 무려 268명이 되었다. 내가 7년 전 담당 임원이었기 때문에 잘 아는 기업이었다. 잠시 들여다보고 충격에 빠졌다. 대부분이 퇴사, 은퇴, 전보에 의해 바뀌거나 떠난 사람들이었다. 지난 2년 동안 고객 정보는 업데이트되지 않았고 새로운 고객 정보는 전혀 추가되지 않았다. 다른 직원들의 고객 DB도 마찬가지였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해당 영업직원의 잘못인가, 조직의 잘못인가? 어떤 직원도 그때까지 이런 문제로 관리자나 중역으로부터 지적 받거나 코칭 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고객을 아는 것이 영업의 시작이다. 영업직원들이 고객을 모른 채 어떻게 영업하겠는가? 기존 것은 모두 잊어라. 지금부터 매주 조금씩 개선하면 된다.” 호되게 야단치고 고객 접근법에 관한 교육을 시키고 일주일 후 다시 준비해 모이기로 했지만, 매주 똑같은 내용의 교육이 되풀이되고 진도는 부진했다. 한 시간 동안 코칭 받고 업무로 복귀하면 그들은 지금까지처럼 직속 관리자, 담당 중역으로부터 ‘당장의 목표 달성’ 활동에 내몰리고 근본 문제를 잊고 지낸 것이다. 결국, 개선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나는 회사를 떠났다.

“500개에서 1천 개 가까운 기업의 고객 정보를 어떻게 단번에 제대로 정리하겠는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루에 4개 회사를 정리한다면 일주일에 20개가 가능하고 한 달이면 100개가 가능하다. 서두르지 말고 긴 호흡으로 나가라.”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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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반드시 알아야 할 고객을 정리하라.
산업과 제품 특성에 따라 반드시 관리해야 할 고객이 있다. 회사에 따라 다르고, 같은 회사의 영업조직이라도 제품과 서비스에 따라 목표고객이 다르므로 관리 고객은 다를 수 있다. 어떤 B2B 영업은 CEO, CFO, CTO, CIO와 관련 관리자, 실무자를 알아야 할 것이다. 또 어떤 B2B 영업은 공장, 연구소, 경영관리본부 책임자와 실무자를 알아야 할 것이다.

알고 있는 고객을 적는 것이 아니라 먼저 알아야 할 고객부터 정리하라. 이름도 모르고 현재 전혀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비즈니스를 위해 반드시 알고 가치를 전달해야 할 고객을 먼저 정해야 한다.


2단계 냉정히 현 상황을 명시하라.
정리된 고객의 직위 옆에 현재 고객의 이름을 적어보라. 자신이 담당한 모든 기업, 반드시 관리해야 할 직위의 모든 직원과 관리자 이름을 알고 적을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 다음, 그 고객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영업직원을 비롯해 누군가가 그 고객을 만날 수 있고 가치 전달이 가능한지, 대표 한 명을 명기하고 고객의 성향을 ‘우호-중립-부정’ 세 유형으로 구분해 평가해보라.


3단계 ‘어떻게’를 고민하라.
여기까지 마쳤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정리가 된다. 영업과 관련해 반드시 관리해야 할 고객을 정리함으로써 조직에서 공통적으로 관리해야 할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앞의 사례에서 나는 신참 영업직원들에게 공통적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고객으로 12개 직책을 지정해주었다. 물론 기업에 따라 2~3개 업무를 한 명이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같은 이름을 쓰면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체계 없이 기업 단위로 마구잡이로 쌓여가는 정체불명의 고객 정보를 방지할 수 있다.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고객과 모른 채 지나치는 고객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모르는 고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고객을 향한 가치 전달 경로를 누가 어떻게 개척할지 고민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게 된다.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고객이라면 ‘우리의 가치를 어떻게 제대로 이해시킬 것인가’ 고민하고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4단계 지속적으로 관리하라.
계획은 누구나 짤 수 있지만 모든 계획은 실행되어야만 의미가 있다. 더욱이 이런 계획은 집요하게 진도를 관리하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는다.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이 몇 주, 몇 개월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한 번 마무리하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 작업이 당장 결과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이유로 영업조직은 일상으로 되돌아가 단기 목표 달성에 매몰되고 이런 일은 곧 묻히고 만다. 고객 정보는 모래사장에 쓴 글씨와 같다. 고객 정보관리는 영업직원 한 명이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책임이다. 관리자, 임원, 지원 부서, 서비스 부서 등 모두 주체가 되어 실행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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