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콘서트>
음식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면
1) 혈관
음식을 조리할 때 기생충이 보인다면 입맛이 떨어진다. 야생동물은 대부분 기생충을 가지고 있으니, 이런 일을 겪을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냉정해야 한다. 자신이 본 게 기생충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예를 들어 어느 분이 돼지고기에 기생충이 있다고 보내온 사진이 있었다.
사진은 근육에 있던 혈관이었다. 돼지의 혈관이나 인대를 기생충과 구별하는 방법은 끝부분이 근육 속에 파고 들어가 있느냐 여부다. 사진에서 보인 건 당연히 혈관이었다. 끝부분이 돼지고기 속에 들어가 있었으니까. 한번은 ○○떡볶이에서 연락이 왔다. 순대에서 기생충이 나왔다고 손님이 항의를 했단다. 그런데 순대에 매달려 있는 건 장을 고정해 주는 장간막이었다.
2) 필로메트라
만에 하나 음식에 있는 게 정말 기생충이라 해도 인체에 무해한 것일 확률이 높다. 어느 가을날, 여자 두 분이 고급 횟집에서 회를 먹고 있었다. 주방장이 서비스 차원에서 생선을 두툼하게 회로 떠서 줬는데, 그게 문제였다.
그 안에서 길이 30센티가 넘는 기생충이 기어 나온 것이다. 해당 기생충을 찍은 동영상을 보니 난리도 아니었다. 여자 손님은 막 울면서 주방장에게 이런 말을 한다.
“당신들, 다 고소해 버릴 거야!”
그분이 놀라는 걸 이해 못하진 않는다. 그 기생충은 필로메트라로, 물고기가 종숙주라 사람에게는 감염력이 전혀 없지만, 유해 여부를 떠나서 그런 기생충을 보고 충격 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기생충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필로메트라는 그 전까지만 해도 물고기의 근육 안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밖이 환해지더니, 테이블위에 턱 하니 놓여진다. 필로메트라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내가 한번 나가 봐야겠어.” 근육에서 바깥으로 기어 나온 건 바로 그런 이유였다. 하지만 막상 나가 보니 상황이 안 좋았다. 웬 여자 분이 울면서 화를 내고 있는데, 그게 자기 때문인 것 같다. 필로메트라는 억울했다.
“내가 뭘 어쨌다고? 나한테 왜 이래”
필로메트라의 절규에 귀를 기울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녀석은 결국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필로메트라는 아직까지 사람을 해친 적이 없으니, 그 여자 분이 필로메트라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회를 드시기를 빌어 본다. 이런 일로 포기하기엔 회는 너무 맛있는 음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