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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26. 2018

04. 아마존의 편리하고 시기적절한 가용성

<아마존 웨이>



3. 가용성(Availability)


주문을 받을 때마다 아마존은 ‘약속(the Promise)’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의 도착 예정일을 알려준다. 왜 그처럼 거창한 단어를 사용하는 걸까? 제프가 비즈니스 세계의 생리를 잘 알기 때문이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지 않거나 신속하게 배송할 수 없을 때에는 심각한 결과가 따라온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세운 제국에서는 편리하고 시기적절한 가용성을 포함해 삼위일체의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화를 면치 못한다.


            
                    

한 예를 살펴보자. 어느 해에 우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비해 애플사에 분홍색 아이팟 4,000대를 주문했다. 그런데 11월 중순경 애플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귀사에서 희망하신 크리스마스 배송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아이팟의 내장 메모리를 디스크 드라이브에서 하드 드라이브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 회사의 아이팟 공급업체들은 디스크 드라이브가 장착된 제품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드 드라이브 메모리가 장착된 제품이 출시되면 귀사가 주문하신 4,000대를 납품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까지는 배송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럴 경우 다른 소매업체들은 어떻게 조치했을까? 아마도 상품을 약속시간에 배송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에서는 배송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재고 부족으로 고객들의 크리스마스를 망치는 회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직접 발로 뛰었다. 소매업체들을 샅샅이 돌며 분홍색 아이팟 4,000대를 일일이 정가로 구입했고, 유니언 스트리트의 사무실로 전량 배송시켰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아이팟 4,000대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한 후 다시 포장해 물류창고로 보낸 다음, 배송용 상자 포장을 마쳐 고객들에게 무사히 배송했다. 그 거래를 통해 우리는 결코 적지 않은 손해를 봐야 했지만, 고객들에 대한 약속은 지켜낼 수 있었다.


그 다음 주에 있었던 주간 회의에서 우리는 제프에게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했고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를 설명해야만 했다. 그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애플에 연락을 취해 우리 돈을 돌려받기 위한 시도를 해보도록 하지요.” 그리고 애플은 결국 우리가 손해 본 금액의 절반을 부담하는 거로 상황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만약 애플사가 우리의 손해를 보전해주지 않았더라도, 그것은 아마존이 마땅히 해야 하는 올바른 조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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