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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2. 2018

05. 나이 먹을수록 고기를 먹어야 한다!

<지방 대사 켜는 스위치온 다이어트>



“고기를 많이 드셔야 나잇살이 빠집니다.”
  
나잇살로 고민하는 환자에게 이렇게 말하면 깜짝 놀란다.
  
“고기를 덜 먹어야 되는 거 아니고요? 고기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고 대장암에 잘 걸린다고 하던데….”


체중감량을 하려는 사람들, 특히 40대 이상에게 고기를 먹으라고 하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걱정을 한다. 그런데 중성지방은 기름기 많은 음식보다는 탄수화물의 상대적인 과잉 섭취가 더 크게 작용한다. 콜레스테롤은 고기의 지방에 있는 포화지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포화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며 염증을 악화시킨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포화지방을 어느 정도 섭취해도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된다면 이미 뱃살이 있는 뚱뚱한 사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다. 이들은 포화지방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이 말이 곧 고기를 먹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삼겹살 대신 비계가 적은 살코기를 먹으면 된다.
  
건강을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이라고 조언하는 것은 고기가 몸에 나빠서가 아니다. 육류의 포화지방이 나쁘다는 뜻이다. 고기는 가급적 살코기 위주로 먹고 지방은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이나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같은 좋은 지방으로 섭취하면 상관없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으로 지나치게 채식 위주의 다이어트를 하면 근육이 함께 줄어든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단백질 섭취 부족에 따른 저근육 체형을 갖기 쉽다.
  
건강을 염려해서 고기를 피했다면 이제부터는 맘 편히 고기를 먹어도 좋다. 단, 비만하거나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은 기름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고기를 권한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는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 샤브샤브 요리다. 최근에는 돼지고기 샤브샤브의 담백한 맛에 꽂혀서 단골집을 자주 찾는다.
  
그런데 단백질을 꼭 육류로 섭취해야 할까? 두부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콩이나 두부도 훌륭한 단백질 식품이다. 하지만 동물성단백질은 식물성단백질에 비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의 조성이 더 좋다. 또한 식물성단백질보다 소화도 잘되고 흡수율이 더 높기 때문에 단백질의 소화 흡수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중년 이후에는 식물성단백질보다 동물성단백질이 더 유리하다(물론 두부는 콩에 비해 흡수율이 아주 높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동물성단백질 중에서 붉은 고기(소고기·돼지고기·양고기)보다는 흰 고기(닭고기·오리고기)를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포화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생선과 해산물은 몸에 좋은 지방이 든 양질의 단백질 음식이어서 내가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고기 많이 먹으면 대장암에 걸리지 않나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84개국 중 1위다. 서구식 식생활과 과다한 육류 섭취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것이 원인일까? 그렇다면 우리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는 서양 사람들의 대장암 발병률은 왜 우리보다 낮을까?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은 분명 대장암 발병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장암을 일으키는 더 큰 위험인자는 바로 ‘술’이다. 아직 명확한 이유를 설명할 만한 연구결과가 없어서 조심스럽지만,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기 먹는 문화가 한몫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때 술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포화지방이 많은 삼겹살을 소주와 즐겨 먹는다. 대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인 술과 육류가 함께 들어오니 대장암 발병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한번에 먹는 고기 섭취량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서양에서는 스테이크를 내 앞에 놓인 양만 먹고 말지만, 우리는 고깃집에 가서 1인당 2~3인분은 기본으로 먹는다. 특히 회식 자리에서는 서로 경쟁적으로 고기를 주문한다. 우리 몸이 한 번에 소화 흡수할 수 있는 단백질 섭취량은 한계가 있는 데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 이상을 섭취하게 되면 미처 소화되지 못한 단백질이 그대로 대장으로 내려가 유해균에 의해 부패되어 유해물질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고기를 숯불 등에 직접 구워 먹는 방식도 발암물질을 만드는 데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기를 먹을 땐 가급적 음주량을 줄이고 먹는 양이 과하지 않도록 하며, 직화로 굽기보다는 프라이팬에 구워 먹는 게 어떨까? 조금 더 건강하게 고기 먹는 습관을 들이면 장 건강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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