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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6. 2018

01. 무거운 것이 아래로 떨어지는 게 당연할까?

<물리학은 처음인데요>



물리학이란 어떤 것인가?

물리학의 목적

물리학의 목적은 장대하다. 한마디로 이 세계가 어떤 것인지, 어떤 원리 원칙으로 움직이는지, 그 본질은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일이다. 세계는 매우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고, 물리학은 그 모든 것의 본질을 알아내려는 것이다.

지금 독자 여러분의 눈앞에도 다양한 사물이 보일 것이다. 우선 종이에 잉크로 인쇄한 이 책이 있다. 만약 전자책으로 보고 있다면 전자기기 화면이 보일 것이다. 그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디서 이 책을 읽고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대체로 전등이 켜진 방에서 책상에 앉아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아하게 해변에서 책을 읽고 있어서 고개를 들면 눈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지금 일본 아이치 현에 있는 미카와 만을 바라보며 이 원고를 쓰고 있다. 독자 주변에는 빛이 가득할 것이다. 빛이 없으면 책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 전체는 어떤 원리로 돌아가고 있을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정도는 그런 순수한 의문을 품어봤을 것이다. 다만 어른이 되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나머지 의문 자체를 가지지 않을 뿐이다.


무거운 것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이와 관련해서 필자가 중학생일 때 사회 시간에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이 생각난다. 그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뉴턴이라는 학자는 무거운 것이 아래로 떨어지는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물건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잖아요? 왜 그런 당연한 일에 의문이 생길까요? 위대한 사람은 때때로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생각을 합니다.”

실은 이미 그때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내심 ‘그건 나도 예전부터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보통은 그런 의문이 들지 않나 보네. 함부로 말하고 다니면 안 되는 문제인 걸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을 품는 일이야말로 물리학의 본질적인 동기다. 뉴턴은 무거운 것이 아래로 떨어지는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해 냈다. 근대 물리학은 뉴턴이 만든 물리학의 방법을 토대로 발전했다. 편리한 현대 사회는 물리학의 발전으로 성립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또한 무거운 것이 아래로 떨어지는 원인을 규명하려 한 정신이 없었다면 이루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물리학을 발전시키려면 자연을 관찰해야 한다.

이 세상 삼라만상의 본질을 밝힌다는 목표는 너무나 장대하기 때문에 아무런 실마리도 없이 막연히 생각만 해서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 목표는 하루아침에 달성할 수 없다. 물리학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발전해 왔고, 그 길은 결코 평탄한 외길이 아니었다.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고 철회하기를 반복하며 조금씩 진실을 향해 묵묵히 전진해 왔다.

물리학이 발전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아직 해명되지 않은 어떤 현상이 있을 때, 이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이론이 등장한다. 그러한 이론 중에는 잘못된 것도 있고, 올바른 것도 있으며, 부분적으로만 옳은 것도 있는 등 그야말로 옥석이 뒤섞인 상태다. 누가 봐도 명백하게 옳은 것처럼 보이는 이론이라 해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 상식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일이 하루아침에 뒤집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올바른 생각과 잘못된 생각이 마구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 정답을 골라내야 한다. 물리학이 이토록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정답을 찾아내는 방법 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은 물리학 연구에서 자연을 철저하게 관찰함으로써 올바른 답을 선별한다.

어떤 자연 현상을 설명하고자 할 때는 먼저 곰곰이 생각부터 해본다. 생각하는 방식은 절대 한 가지가 아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바탕으로 구성된 다양한 이론들은 서로 양립할 때도 있고 대립할 때도 있는데, 대체로 양립하지 못하는 편이다. 머릿속에서만 생각해서는 수많은 이론 중 어떤 것이 옳을지 결론을 낼 수 없다.

물론 내부에 모순을 품고 있는 이론은 성립하지 못하지만, 모순이 없는 이론은 얼마든지 생각해 낼 수 있다. 모순 없는 여러 이론 중 어떤 것이 옳은지 알아보는 수단이 바로 자연 관찰, 다시 말해 구체적인 실험과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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