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누구에게나 책임져야 할 몫이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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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머릿속에 항상 당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의 걱정 섞인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당신은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데 ‘그렇게 못 미더운가?’ 싶어서 우울해진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나서서 충고해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이런 방향이 좋을 것 같은데’ ‘전에 그렇게 해봤는데 이런 문제가 있었어’라는 조언을 들으면, 오히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괜히 더 혼란스러워진다. 그래서 당신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넘겨버렸을 수도 있다. 알아서 하겠다며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을지도 모른다.

귓등으로 듣는 당신에게 그래도 누군가가 신경 써서 잔소리를 해준다는 건 그만큼 그 누군가가 당신에게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에겐 누구나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부부 사이에도, 연인 사이에도, 부모 자식에도 서로에 대한 책임이 있다. 친구 사이나 직장 동료들끼리도 서로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 상황은 필연적으로 생긴다. 하지만 당신에게 ‘책임’이라는 단어는 왠지 부담스럽고, 내 인생을 가로막는 장벽처럼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음의 경우들도 무겁게 느끼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고민 사례다.

… “아이만 아니면 이혼하고 싶어요. 남편보다 제 월급이 더 많았는데 육아 때문에 회사도 그만둬야 했어요. 남편이 잘 도와주지도 않고요. 이제는 결혼 생활이 족쇄처럼 느껴져요. 아이를 분명 사랑하지만,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서 사는 것 같아요.”

… “식당을 오래 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시작했으니까 10년이 넘은 것 같아요. 나이를 먹고 이제 힘에 부쳐서 얼마 전에 문을 닫았어요. 가게를 접고 나면 그래도 마음은 편할 줄 알았는데 허전하기도 하고 싱숭생숭하고…… 갑자기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도 나고요. 일하면서는 매일매일 죽지 못해 산다고 생각했는데, 또 그렇지만도 않았나 봐요.”

언젠가 동물원에서 철창 너머 어느 우리 안으로 떨어진 사람이 맹수의 공격을 받았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철창이지만 맹수의 입장에서는 철창으로 자신의 우리가 보호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갑자기 사람이 자기 영역 안으로 들어와 안전거리가 사라지면 동물도 당황하게 된다.
우리에게 책임도 철창과 마찬가지다. 나의 삶을 제약하는 동시에 나의 안전을 지켜준다. 책임이라는 철창은 내가 결정적인 선택을 내리려 할 때, 내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 업무, 때로는 반려동물이 나에게는 마음의 철창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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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져야 하는 일이나 가족, 그 밖에 어떤 것이 있다면 아직 나를 지켜주는 성벽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내가 책임진다고 생각했던 의무, 가족, 일, 사람들이 실은 나를 둘러싼 성벽의 벽돌이 되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책임이 버겁다고 생각해 하나씩 내려놓을 때마다 사실은 내 마음의 성벽을 스스로 파괴하는 셈이다.

책임을 내려놓으면 무거운 감정을 떨쳐내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을 때 더 힘이 나는 것처럼, 책임은 우리가 낙오되지 않도록, 좌절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보호막이다. 지금까지는 자유분방하게만 살아왔을지라도 세상에는 당신이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지켜나갈 수 있을 때 진정으로 당신 스스로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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