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을 세우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일 수도 있어요.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 ‘라는 소포클레스의 말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Carpe Diem_현재를 잡아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갑자기 긴장되고 힘이 빠지는 말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더 던져봅니다. ‘만약 우리에게 하루가 아닌 1주일, 아니 한 달, 나아가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앞의 질문에 답하기가 훨씬 더 쉬워질까요? 앞의 질문과 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 차이가 있나요?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진다면 더 많은 일을, 더 알차고 즐겁게, 후회 없이 해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겁니다. 반면에 겨우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런 경우가 확 줄어들겠지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 두 개의 문구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는 ‘마지막‘이라는 수식어를 제외하면 우리가 방금 전에 가졌던 극과 극의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겁니다. 절망감이 사라지나 절박함과 절실함도 덩달아 제거되는 셈이죠.
하루하루를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과거와 미래가 다 후회로 다가올 겁니다.
현재는 과거가 차곡차곡 쌓여서 생긴 결과물입니다. 미래 또한 지금의 현재가 조금씩 쌓여서 앞으로 생기게 될 결과물이죠. 이 둘의 공통점을 정리하면, 할 수 있는 일이 꽤 분명해집니다.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arpe Diem
내가 살고 있는 현재,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가진 전부입니다. ‘나중에 하지‘ ‘정말 지루하고 귀찮아 죽겠네‘ ‘언제쯤 끝나려나’ 혹시 이런 생각에 자주 빠진다면 스스로 미래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스스로 자초한 거니까요.
인생은 거대한 도미노입니다. 인생이라는 하나의 에세이를 작성할 때 한 문장 한 문장이, 그리고 그것으로 이루어진 단락이, 나아가 여러 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진 최종 결과물인 에세이가 전부 ‘오늘'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마세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현재를 잘 살아가고 있다는 좋은 증거가 됩니다. ‘지나간 시간은 영영 끝이다’라는 생각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삶에 대해 최소한 이 정도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