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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01. 2018

06. 공동묘지 주변 의문의 사망 사고?

<창의력을 씹어라>



세계 3대 거짓말.
장사꾼의 남는 게 없다는 말. 노인의 빨리 죽고 싶다는 말. 그리고 ‘통계’다.

Question1
소름 돋는 문제!


필자의 유학 시절 현지 TV에서 접한 무시무시한 얘기다. 일본의 한 통계에 따르면 공동묘지 주변 도로에선 유난히 자동차 사망 사고가 많다고 한다. 정말 소름 끼치는 얘기가 아닌가! 그 원인을 유추해보라. 사실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한다.

■공동묘지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과속을 하다가
■슬픔에 잠긴 유족들의 부주의로
■헛것(귀신)을 봐서
■운전자가 으스스한 공포심에 휩싸여 몸이 경직된 탓에
■안개가 많이 끼는 외진 곳이라서
■무언가(영혼)가 잡아끌어서
■죽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가

전혀 무관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공동묘지 주변에서 유난히 자동차 사망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까지 명쾌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힌트 하나!

“침대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다.”

그 이유와 공동묘지 주변에서 사망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것은 같은 이치다. 우선 침대가 가장 위험한 이유부터 파헤쳐보자.

■사람이 가장 나태하고 게을러지는 곳이기에?
■원치 않는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곳이기에?
■가장 방심하는 곳이 가장 위험한 곳이기에?

하나같이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들이 왜 침대가 가장 위험한 곳인지 속 시원하게 말해주지는 않는다. 필자가 답하겠다. 병원 침대든 집의 침대든 사람의 80% 이상은 침대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침대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다.

“무슨 대답이 그래?”와 같은 탐탁한 반응이 없었으면 한다. 당신이 진정 창의적이라면 앞말의 행간을 읽어야 한다. 그래도 이해되지 않는다면 필자의 부가적 설명에 주목해보라.

정부가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운영하는 도로공사와 달리 민간 사업자가 참여하는 민자(民資)의 경우엔 원가 절감에 훨씬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흙 파다 장사하는 게 아니기에 민자로 도로를 건설했으면 사업자는 응당 돈을 벌어야 한다.

도로를 건설하려면 먼저 도로를 놓을 수 있는 땅이 필요한데, 사업자 입장에선 최대한 저렴한 땅을 지주로부터 매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결국 민자 도로를 완공하고 보니 그 도로는 공동묘지와 공동묘지를 잇는 형태가 되었다. 즉, 기피 시설인 공동묘지 주변 땅이 저렴하기에 사업자는 자연스럽게 그곳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게 되었고 도로가 그 주변으로 건설된 것이다.

차량은 자연스레 공동묘지 주변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차량이 많아지면, 그 주변에서 교통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진다. 또 무리하게 공동묘지와 공동묘지를 잇는 도로를 만들다 보니 직선보다는 곡선 도로 혹은 경사 도로가 많이 생겨났고, 평지보다는 외진 곳으로 도로가 나 교통사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건 사망 사고로 이어질 확률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제 이해되는가?

네이버 지도


앞의 지도에 분홍색으로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의 일부)를 표시했다. 이 고속도로는 인구 28만의 춘천시와 6만 7,000의 홍천군 사이를 지난다. ‘서울-춘천’이라는 도로 이름과 달리 홍천 쪽으로 훨씬 더 가깝게 도로가 나 있다. 이제 그 이유도 알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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