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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나쁜 기억은 나쁜 기억을 부른다.

<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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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이런 감정을 느껴도 괜찮을까?’
‘지금 내 나이가 몇 살인데, 이렇게 서운해 하면, 너무 속 좁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소심하거나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되진 않을까?’
‘이렇게 말했다가 미움을 받지는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며 속상한 마음을 그저 묻어둔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기우(杞憂)다. 기억은 그 자체로 주관적이고 편향되어 있다. 그중 나쁜 기억은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과 비슷한 또 다른 나쁜 기억을 불러오는 지속성도 지니고 있다.


기억의 주관성
똑같은 상황에 있었더라도 훗날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하는 것을 경험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는 기억 자체가 ‘주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사건의 당사자들은 이야기 자체로 상황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 상황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느냐에 따라 ‘좋고 나쁨’으로 판단한다. 주어진 상황을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나쁜 기억’이 되기도 하고 ‘좋은 기억’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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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판단과 시선’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관성에 대한 특성을 외면하고 자책하곤 한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의 기준은 ‘남들의 시선, 상식’이 아니라, 한 개인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관한 문제이다.


기억의 편향성
인간은 원래 공명정대하게 세상을 인식하지 않는다. 기억 또한 마찬가지다. 같은 기억이라 할지라도, 그 기억을 회상하는 상황과 시기에 따라 나쁜 기억이 좋은 계기와 기억이 되기도 한다.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란 없다.’라는 말은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이러한 기억의 특성이 바로 ‘편향성’이다.

기억의 편향성과 관련하여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삶이 끝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아직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았다는 점이다. ‘내 인생, 잠깐 좋으면 뭐해? 결국 다 이렇게 형편없이 될 것을…….’,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지!’ 어느 쪽이 될지는 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기억의 지속성
사람들은 대개 ‘그때 긴장을 하지 않고 잘 했더라면…’, ‘그때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등과 같은 생각들을 하며 그때를 후회하곤 한다. 이처럼 ‘그 당시에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과 같이 대안을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라고 한다. 이 사고방식의 문제는 과거에 자신이 했던 행동을 후회하고 자책함으로써 끊임없이 그 기억을 떠올린다는 점이다.

레몬을 상상하면 혀에 침이 고이는 것처럼 우리 뇌는 생생한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반사실적 사고’, 즉 기억의 지속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되는 재현으로 인해 우울과 절망, 자괴감, 죄책감 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것보다 무서운 특성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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