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회복력의 심리 측정 척도
⑦ 세심성
객관성의 한 가지 숨은 단점은 주어진 상황에 대한 무신경함이 아니다. 특정 문제를 다룰 때 너무 집중한 나머지 타인의 감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단점이 될 것이다. 타인의 감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은 회복력을 구성하는 또 다른 척도가 된다. 이것을 우리는 ‘세심성’이라고 칭한다. 때때로 세심성은 ‘방에 들어가기 전에 방 안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설명되기도 한다. 물론 이 표현은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세심성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는 알려준다.
객관성과 세심성은 연결된다. 만약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감정적인 어조를 감지할 만큼 충분한 세심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 형태를 ‘객관적인 동정심’이라고 설명하겠다. 다소 모순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두 가지 상태의 결합은 완벽하게 가능하다. 전문 상담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고객이 자신에게 일어난 비참한 사건들을 털어놓는다. 만약 상담사가 객관성은 낮지만 세심성은 높으면 아마도 상대에게 일어난 모든 사건을 자신과 동일시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참한 문제를 가진 사람은 한 사람에서 두 사람이 된다.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그가 상황에 대해 무척 객관적이지만 세심성이 부족하다면, 고객의 고통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때도 역시 상대는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다.
객관적인 동정심은 공감능력이다.
동정심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동정심이 객관성과 결합될 때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현상을 우리는 동정심이라고 하며, 동정심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동정심의 동의어는 공감이다. 당신은 공감이 가능한 관점에서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우리는 이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상담의 예를 들었지만, 객관적인 동정심은 단지 상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동정심은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타인의 감정을 세심하게 알아차리는 능력은 그 감정을 의식하지 못하거나 스스로의 감정에 완전히 몰입된 상태에 있을 때 흐려진다. 일단 깨어난 후 주의력을 통제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면, 인생이 항상 자신이 주인공인 연극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훈련 프로그램은 객관적인 대처와 세심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객관적인 동정심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는 많은 생각이 필요 없다! 사람들은 세심성을 타고난 능력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오해는 세심성과 감정적 성향의 혼동에서 비롯된다. 즉 감정적인 반응이 다른 사람들보다 강한 사람들은 세심한 것 같다는 평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단지 감정적으로 더 반응하는 것이 세심성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심성은 항상 다른 사람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이해를 포함한다. 자신의 감정에 몰입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는다.
효과적인 리더십을 위한 객관적인 동정심의 중요성은 부하직원들의 관리자 평가 사례 연구에 잘 나타나 있다. 관리자의 성과에 대한 부하직원들의 피드백은 관리자의 업무 효율성을 평가하는 데 널리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개별 관리자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한다. 불행히도 피드백 시스템은 너무 다양한 영역을 가지기 때문에 의미 있는 해석이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 대기업에서 사용한 이 피드백 시스템은 각각 5점 척도로 평가된 31개의 다른 영역을 기반으로 했다. 이렇게 되면 부하직원이 30명이 있는 관리자 한 명은 어떤 평가에서도 900점 이상의 점수를 받게 된다! 이런 종류의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것은 기껏해야 엉망인 결과를 제공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각 관리자들은 일부 척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만 다른 척도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거나, 일부 부하직원들의 중복된 응답으로 인해 다른 직원들의 응답이 취소되기도 한다. 여기에 내포된 가정은 각 영역이 독립적으로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척도들의 하위 집합이 동일한 상황을 아주 약간만 다른 방식으로 평가하는 경우는 어떨까? 통계의 목적 중 하나는 가장 간단하고 체계적이지만 정확한 데이터 해석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 과정은 척도들의 정교화가 아닌 데이터의 축소를 통해 달성이 가능하다. 이 원리를 뉴질랜드 회사에서 사용한 시스템에 적용하면, 문제는 얼마나 다양한 영역을 어느 정도까지 고차원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 31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회사의 초기 관리자 표본에 대한 피드백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들의 상호 관계를 기반으로 항목을 그룹화하는 통계 도구를 적용했고, 우리는 이 그룹화를 ‘요인’이라고 칭했다. 분석에서 두 가지 주요 요인이 드러났다. 첫째는 대인관계 기술(동료 관계, 진실성과 신뢰, 경청 등), 둘째는 관련된 업무 기술(업무 통찰력, 행동 방향, 결과를 위한 노력 등)이다.
연구는 28명의 중간 순위 관리자를 포함했으며, 이들은 개별적으로 평균 10명의 부하직원이 있었다. 개별 관리자들에게 각 요인에 대한 단일 점수를 제공하기 위해 각 부하직원들의 점수를 평균화했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여덟 가지 프로필 척도에 대한 관리자의 점수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여덟 가지 기준 척도 외에 객관적인 대처와 세심성 지수를 통합해 아홉 번째 척도인 객관적인 동정심 지수가 도출되었다. 그런 다음 두 개의 피드백 영역 중에서 더 긍정적인 점수를 예측할 수 있는 프로필 척도를 찾기 위해 통계 분석을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감정 억제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객관적인 동정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관리자들이 대인관계 기술에서 훨씬 긍정적인 피드백을 나타냈다. 즉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관리자들은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알고, 상대의 감정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타인의 감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경우였다.
상대방이 말하고 있을 때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지에만 집중하는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법
세심성은 ‘나’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즉 타인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은 역지사지와 같은 의미다. 여기서 핵심은 상대방의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는 행동이 그 감정을 떠안게 되는 결과를 만들면 안 된다. 그것은 동정심이다. 공감은 동정심과는 완전히 다르며, 오직 공감을 통해서만 타인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출발점은 상대방이 말할 때 자신이 실제로 상대가 하고 있는 말에 집중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상대가 하는 말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가? 또는 자신이 어떤 대답을 할지 생각하는 데만 집중하는가? 최악의 경우 오후 계획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가?
‘멈춤’을 시도해 보자. 동료가 나와 이야기하기 위해 내 사무실로 왔을 때, 무엇을 하고 있든 간에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자유롭게 자신의 주의력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보자. 업무의 중요한 단계에 있었다면, 동료의 말에 겉으로만 집중하는 척하기보다는 업무 처리를 끝낼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우리가 설명하는 다른 모든 행동과 마찬가지로 세심성도 훈련으로 변화할 수 있다. 상대의 말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면 다시 알려 달라고 부탁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잠시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그들의 말을 놓쳤다고 솔직하게 얘기해라. 깨어 있는 수면 상태를 더 자주 인정할수록 더 깨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