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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8. 2016

08. 교정 질문으로 불신을 제거하라.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설득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이는 상대가 우리가 하는 말을 믿도록 만드는 일이 아니다. 그저 더는 불신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단 여기에 성공하고 나면 반은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튼은 “불신은 설득을 억누르는 저항이다. 불신이 없다면 제한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교정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함으로써 상대가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방법은 불신을 중단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다.
     
얼마 전 나는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에서 한 의대생이 쓴 훌륭한 글을 읽었다. 그는 생체 조직 검사 결과가 며칠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아서 기다리다 지친 어떤 환자가 정맥 주사를 뽑고 가방을 챙겨서 퇴원하려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때 한 노련한 의사가 나타났다. 의사는 차분하게 환자에게 물을 한 잔 권하고 잠시 대화를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런 다음 환자가 화가 난 이유를 이해한다며 실험실에 전화를 걸어서 결과가 늦어지는 이유를 알아봐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다음에 의사가 한 행동에 환자는 정말로 불신을 거뒀다. 의사는 “그렇게 퇴원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교정 질문을 했고 환자가 처리해야 할 용건이 있다고 말하자 의사는 그것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환자에게 소개해줬다. 그러자 환자는 자진해서 계속 입원해 있겠다고 했다. 
     
이 의사가 사용한 기법에서 특히 출중한 부분은 퇴원하겠다는 환자와 퇴원할 수 없다는 병원 측이 대결 구도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 자신의 문제를 의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게 유도하는 질문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종의 대결 구도였지만 그 의사는 환자에게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심어줌으로써 대립과 허세를 제거했다. 예전에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편집자였던 로버트 에스타브룩이 말했듯이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은 협상에서 가장 귀중한 비결을 발견한 것”이다.
     
도망가려는 환자의 불신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용한 바로 그 기법은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가격 협상에서도 효과가 있다. 가게에 들어가서 판매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말하는 대신 어떤 물건을 찾고 있는지 설명하면서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라. 일단 원하는 물건을 골랐다면 값을 깎는 대신 그 가격이 계획한 예산보다 좀 비싸다고 말하며 사상 최고 교정 질문 중 하나인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로 도움을 요청하라. 
   

  
이 접근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당신이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협상 책략에서는 점원을 난처하게 만드는 대신 조언을 구하고 점원이 통제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대화를 나눈 뒤에 이런 식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전략은 대립 국면에 처한 상황을 문제 해결하는 상황으로 바꿔놓는 대단히 강력한 협상 기법이다. 그리고 교정 질문은 최고의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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