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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변 Aug 12. 2020

나에게는 특별한 월요병이 있다

잃어버릴 수 밖에 없는 초심을 찾아서 떠나는 무한한 여정

어떤 사물에 병病 을 붙인다는 것은 의미가 큰 일이다.

그만큼 악랄하고 무익한 것이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월요병 이라는 단어는 우리네 삶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 사용되기 시작한 지 오래된 단어이다. 월요일불쌍하기도 하지, 월요일이라고 해서 눈치 없이 다른 요일들보다 먼저 튀어나오고 싶지 않을텐데. 게다가 어떤 달력에서는 일요일이 제일 먼저 출발하는데. 그런 생각을 아무도 못하는건지, 알고 보면 월요일이 정말로 무언가 크게 잘못한 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월요병이라는 단어는 널리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나는 월요병을 앓아 본 적이 거의 없다. 월요일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들리는 성토대회(주로 일요일 밤이다) 에서 그저 맞장구만 칠 뿐. 오히려 월요일의 나는 좀더 활기차고 의욕적이며 행복하다.


나라고 월요병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째서 이런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는 계획을 짜는 걸 좋아하고, 계획 욕심이 많다. 그래서 내게 월요일은 항상 꿈과 희망이 넘치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나는 일주일이 월월월월토일 이었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생각까지도 종종 한다. 물론 내가 들으면 경을 칠세라 입단속을 잘 해왔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매일을 월요일처럼, 행복하고 의욕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체는 유심조라,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부처님 말씀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내가 행복을 느끼는 월요일 아침의 특성을 잘 기억해 놓았다가, 매일 아침 출근길이면 눈을 감고 생각해 보면 되지 않을까? 오늘, 이번 주, 이번 달에는 과연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이며,  어떤 새로운 경험으로 삶을 풍요롭게 가꾸고, 어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게 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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