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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변 Mar 25. 2021

내면이 단단한 삶

<나는 하버드에서도 책을 읽습니다> 를 읽고

"나를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이게 잘못된 꿈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주변의 조언을 들으면 죄책감이 든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고 다른 사람의 욕망이 투영된 꿈은 잔인하기 그지없다." 


로스쿨에 막 입학해서 내가 했던 고민과 정확히 같은 맥락이라 놀랐던 대목이었다. 물론 스케일의 차이는 갖다 대는 게 대박 실례 그 자체지만...


유튜브 영상은 무차별적으로 막 눌러대면서도 책을 고를 때면 집현전 대성현도 얼굴 붉힐 만큼 깐깐해진 나를 반성하기로 하며 집은 책이다. 하버드 대학교 인줄만 알았는데 하버드 로스쿨이라고 해서, 멋대로 동질감(..?)을 느끼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민사고 - 듀크대 - 하버드 로스쿨이라는, 선망의 대상인 길을 가면서도 끊임없이 두려워하고 우울해 하는 작가의 마음이 잘 담겨 있어 뭇 범인들에게 큰 위로로 다가온다. 저 분도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 못 가는 것이 아니라 안 가는 거다!






고려대 로스쿨에 합격해 헤헤거리던 내게 지나가던 투로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줌마들이 너는 서울대 로스쿨은 당연히 갈줄 알았다더라.


아주 격렬한 반감이 지나가고, 예상치 못한 묘한 카타르시스가 따라와, 못내 당황했던 기억이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살아주고 싶지 않다는 숨겨왔던 기질이 만족되었던 것 같다. 결국 이런 기질을 가지고 주류 사회에 붙어 있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내면을 들여다보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요즘이다. 이 책을 지금 만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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