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역골프 1화 : 공은 어떻게 뜨는가

진실의 순간의 이해를 위하여

by 황변

골프를 잘 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골프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그걸 옛날부터 느꼈다. 연습을 할 때마다 내 스윙 영상을 찍고, 프로들 유튜브를 섭렵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 실력이 늘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은 왜 이렇게 안할까?' 생각했다.


결론은 사람들이 골프를 덜 좋아해서라고 생각했다. 잘 하고 싶긴 한데, 그렇게 영상을 찍고 공부하면서까지 잘 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모든 대상에 대해 분석, 공부하지 않는다. 유튜브 쇼츠에서 어떤 성공한(?) 흑인 래퍼가 이야기하는 걸 봤는데, 대략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 연구를 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아, 골프도 그렇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골프에 대해서 연구한 걸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왜 '연역골프'인가?


보통 골프를 '귀납적'으로 접근한다. 그냥 몇백번 몇천번 휘둘러보면서, 점점 내 몸에 맞는 스윙을 찾아가게 되는 것. 그런데 이 방식은 사실 아아아주 위험하다. 골프는 '보상동작'이라는게 있어서, 피드백 없이 혼자서 많이 휘두르기만 하다보면 점점 스윙이 이상해진다.


특히, 골프는 헤드와 공이 만나는 순간 (진실의 순간) 전후에 관한 이해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골프를 잘치고 싶다며 골프를 저주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 순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 이해 없는 연습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래서 거꾸로, 진실의 순간을 완벽히 이해하여고 나서 골프를 시작해야 골프 스윙의 전반에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임팩트 순간부터 시작하는 연역골프 연재를 시작해 보기로 했다. 편안히 앉아서 글로 골프를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골린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공이 안 뜬다"라는 것이다.

공이 안 뜨면, 공이 어떻게 뜨는 것인지 연구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휘두를 뿐이다. 상식적으로는, 채를 휘둘러서 공을 높이 띄우기 위해서는 채를 '퍼올려야' 한다. 그런데 아이언은 퍼올릴 수록 공이 땅으로 굴러가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누구는 아이언은 '다운블로down blow'인지 뭔지 '찍어치라'고 하는데, 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건 아이언의 메커니즘을 몰라서 그렇다. 아래 아이언 클럽 해부도를 보자.

'스코어라인'과 '로프트각'만 보면 된다. - 스코어라인은 보통 '그루브'라고 하니 나도 그루브라고 부르겠다.


어려운 용어 투성이라고? 우리가 오늘 볼 건 스코어라인(보통 그루브라고 한다), 로프트각 두 가지만.

그루브 - 공이 잘 뜨는 이유


자 먼저, 그루브가 왜 중요할까? 이건 골프공의 생김새와 맞닿아 있다. 골프공에는 곰보자국처럼 딤플(구멍)이 나 있다. 골프공이 아이언 페이스에 맞는 순간, 딤플과 그루브가 마찰을 일으키면서 공이 그루브에 '올라탄다'. 그러니까 공은 자연스럽게 '뜨게 된다'. 물론 그루브와 딤플이 없다고 해도 뜨긴 하겠지만, 생각만큼 쉽진 않을 것이다. 다음 링크에 들어가 보면 이해가 잘 될 것이다. 클럽별로 진실의 순간을 잘 정리해 놓으셨다. 전체 골프 클럽 임팩트 순간 동영상 슬로우 모음 (tistory.com)


아이언 스윙에서, '공을 맞추고 땅을 맞춰야 한다' 라는 개념이 왜 등장하는지도 저 영상을 보면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저 쇳덩어리 헤드의 계단처럼 생긴 그루브에 오돌토돌한 골프공을 올려 태우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힘이라면, 공과 마찰하는 그루브의 개수는 가능한 한 많으면 좋다. 아이언과 골프공이 옆에 있다면, 한 번 공은 책상에 놓고, 아이언 헤드로 공을 갖고 놀아 보자. 금방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퍼올리는' 즉 땅에서 공으로 올라가는 궤도에서 공을 맞추면, '공을 그루브에 태울 수 없다'.

(아이언은 공이 땅에 놓여 있으니 '퍼올릴 수 없다' 도 맞는 말이지만,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이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퍼올린다)


이걸 완벽하게 이해하고 체감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아이언 스윙은 바뀐다.




로프트각 - 퍼올릴 필요가 없는 이유


'로프트각' 은 그루브와 함께 공을 뜨게 하는 양대 산맥이다. 로프트각이 만약 0도인 (그러니까 땅에 수직인) 아이언이 있다고 하면, 이걸 가지고 그루브에 공을 태워서 공을 띄우기 위해서는 분명 '퍼올려야' 할 것이다. 상상해보자. 그런데 모든 아이언은 로프트각이 +값이다. (7번 아이언 기준 31도 ~ 36도 로 분포. 초보 아이언일수록 더 낮다) 그러니 우리는 '퍼올릴' 필요가 없다.


전체 골프 클럽 임팩트 순간 동영상 슬로우 모음 (tistory.com)


위 링크에서 웨지- 숏아이언- 롱아이언 순으로 갈수록, 로프트각이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로프트각이 작아질수록 공은 멀리 나간다. 발사각도와 백스핀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통 아이언들은 번호별로 4도 정도의 로프트각 차이를 두고 출시되는데, 이는 4도 정도의 차이가 대략 100m의 비거리 차이를 내기 때문이다.


p790의 제원. 초보 채라서 로프트각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다.


내가 사용하는 p7mc의 제원. 박스 안에서 4도씩 차이난다.


위와 같이, 로프트각은 똑같은 스윙을 하면서도 비거리의 차이를 낼 수 있게 되는 비밀이기도 하다.





요약하자면, 아이언은 설계부터 다운블로(down blow = 찍어 친다 = 공을 맞춘 다음 땅을 맞춤) 로 치게끔 설계되어 있다. 이걸 잘 이해하면, 아이언을 연습하기 훨씬 쉬워질 것이다.


연역골프 1편에서는, 아이언 헤드의 생김새를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골프에 접근해야 하는지 시작점을 제시해 보았다. 2편에서는 이와 연결되는 '디봇divot'의 중요성에 대해서 써 보겠다. 1편과 2편은 합쳐서, 헤드의 z축 (그러니까 지면과의 관계에서 고도)에 관한 정리가 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3년 만에 공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