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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 Apr 11. 2022

잘나지 못했지만 잘 살아 봅니다

 대학을 방송반 출신에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한다는 스물다섯 먹은 딸 혜자는 어느 날 방송반 모임에 다녀와서 운다.  이미 아나운서가 된 후배 앞에서 자존심 상했고, 취직도 못한 자기가 한없이 작아졌고 기죽었다.

질질 짜며 우는 딸 혜자의 뒤통수에 대고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잘난 거랑 잘 사는 거랑 다른 게 뭔지 알어?
 못난 놈이라도 잘난 것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서 나 여기 살아있다. 나보고 다른 못난 놈들 힘내라 이러는 게 진짜 잘 사는 거야."

 

잘난 거는 타고나야 되지만
잘 사는 거는 니 할 나름이라고!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한 장면이다.  




  여덟 살에 학교들어가고부터 16년 동안 학교에 적을 두고 살았다. 그것도  모자라 2년 플러스. 그렇게 긴 시간 동안을 학교에 다녀야 했던 이유는 어쩌면  '잘난 사람'이  되어보기  위해서였다. 타고나기를 그렇게 잘난 사람이 아니다 보니 늘 등수에서 밀렸고 떨어졌다.  '눈이 부시게'의 스물 다섯  아나운서 준비생  혜자처럼 나도 내가 하찮게  괴로웠던 날들이 참 많았다.


학교를 벗어나서도  쉽게 떨쳐지지 않

 '난 왜 이렇게 잘나지 못했을까?

자책의 날들을 지나....



나이 서른에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았고,

그러고도 몇 년이 더 지나서야 겨우 '잘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록 잘난 사람은 못 됐지만, 잘 좀 살아보자! 엄마니까....'


그래서 내가 하로 다짐했던 것들

1. 어떤 일이 됐든 10년은 존버 하기

2. 책 꾸준히 읽기

3. 누군가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하기

4. 좌절감 같은 거 오래 끌어안지 않기

5. 그만 울기, 자주 웃기


어쩌면 참 별거 아닌 이것들을 지금 나는 8년 째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비록  잘난 사람은 아니지만 조금은 잘 살고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중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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