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파괴
많은 사람들이 가슴속에 화를 품고 살아간다.
주먹만 한 가슴속에 불평, 불만, 질투, 서운한 감정들을 꾸역꾸역 집어넣은 채로. 좁디좁은 가슴속에 그런 것들이 다 들어가는 것도 신기하다.
그러다 보니 긍정의 감정이 들어갈 공간은 없다. 상대가 하는 이야기는 다 부정으로 들린다. 본인을 멸시하고, 잘난 척하는 것 같고, 기분 나쁘게 하는 것 같고.
부정의 감정은 전염력이 빠르다는 것을 모르는지 본인의 감정을 여기저기 퍼다 나른다. 사람들이 공감해 주는 척을 하니 본인의 이야기가 다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은 다수의 사람들은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얘랑 있으면 기 빨리네.'
'얘는 항상 누군가를 탓하고 세상 부정적이네'
공감을 해주는 사람들은 무슨 죄인가. 부정적인 이야기는 공간의 공기를 무겁게 하며 사람의 기운을 아래로 끌어당긴다.
피곤함을 느낀 주변인들은 점점 부정적인 사람을 멀리하게 된다. 이상함을 느낀 당사자는 이번에도 역시 탓할 곳이 필요하다.
"세상이 나를 억까해."
"내 주변에는 이상한 사람들밖에 없어. 사람들은 항상 나를 화나게 해"
세상에 화를 나게 하는 사람은 없다.
화를 내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상대가 어떤 잘못을 하고, 내가 어떤 억울한 일이 있었어도 결국 화를 내고 있는 것은 본인이다. 감정이 가장 크게 상하고, 또다시 부정의 소용돌이에 갇히게 되는 것은 정작 본인이라는 이야기다.
부정의 언어는 뱉는 순간 반드시 나에게 돌아온다. 무심코 뱉는 나의 언어가 부정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지 긍정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냥 감정을 조금 내려놓으면 세상 사는 게 편해지는데 뭘 그리들 얼굴 붉히고 침 튀겨가며 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