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라는 말에 비하면 “쓸쓸함”은 마음의 안쪽보다는 마음 밖의 정경에 더 치우쳐 있다.
정확하게는 마음과 마음 밖 정경의 관계에 대한 반응이다. 외로움은 주변을 응시하면서 쓸쓸함은 주변을 둘러본다. 마음을 둘러싼 정경을 둘러보고는, 그 낮은 온도에 영향을 받아서 마음의 온도가 내려가는 게 바로 “쓸쓸함”이다. 마음사전/김소연
우리는 얼마나 내 감정을 알고 살아갈까?
혼자 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외로운 걸까. 쓸쓸함일까
쓸쓸함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오래전 딸아이의 일기가 떠올랐다.
내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엄마는 왜 일을 하는 걸까부터 시작해서 쓸쓸하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어린 딸의 일기에서 감정의 표현은 심심함이 아닌 쓸쓸함이었다.
심심하다고 말을 했으면 공부하거나 책을 읽으라는 엄마 역할에 충실한 대답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쓸쓸하다는 아이의 말에 가슴 한구석이 구멍이 뚫리면서 바람이 휑하니 스쳐 심장이 싸늘해지는 것이다.
텅 비어 있는 집에 들어오는 마음이 쓸쓸했던 것이다. 딸의 마음 안쪽이 아닌 마음 밖의 정경에서 일어난 감정이었다.
심심함, 외로움, 쓸쓸함
공통점이 있다면 혼자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심심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놀잇감을 찾으면 된다.
외로움은 마음 안쪽에서 일어나는 감정이기에 누군가 해결을 해줄 수 없다.
하지만 쓸쓸함 이란 누군가로 인해 일어나는 감정이며 날씨나 주변환경으로 인해 일어나는 감정이다.
내 감정을 알아야 치유하는 방법을 찾고 해결이 가능하다.
쓸쓸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상대가 무시하고 회피해해 버리면 감정은 변화가 일어난다.
마음밖에서 일어난 감정이 마음 안쪽으로 스며드는 감정 외로움이다. 이 외로움은 누군가 옆에 있을 때 일어난다. 옆에 있는 사람이 공감을 해주지 않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딸이 쓸쓸하다는 말에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었다.
집 밖 멀리에서부터 딸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꼬리를 흔들며 현관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덥석 안기던 강아지는 딸의 쓸쓸한 자리를 내 대신 맡아줬었다.
관계에서 중요한 건 마음 읽기가 아닌 마음 헤아리기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법은 감정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빗소리가 들리고 흐린 날의 쓸쓸함을 어떻게 처방할까? 재즈음악을 들으며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