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읽기'란 자신의 느낌이나 짐작으로 상대의 마음을 판단하는 것을 말하며, '마음 헤아리기'는 판단을 유보하고 상대의 마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관계의 언어/문요한-
"넌 자꾸 그 이야기를 하는 거야? 이제 그만 좀 해라"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상대의 실수가 자꾸 떠올라서 하지 말아야지 다짐은 하지만 내 맘처럼 되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것이다.
신혼 때부터 와이셔츠에 립스틱 자국을 묻어 오기 시작했다.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날 새벽, 핸드폰 벨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부랴 부랴 옷을 입고 나갔다.
거래처 사장의 긴급한 전화라고 했다. 그런데 노래방에서 일하는 도우미의 전화였다.
"너 보다 불쌍한 여자야. 남편도 없이 아들 키우며 노래방에서 일하는 사람이야"
그 뒤로도 통화는 잦았고 끝내 난 그 여자와 전화를 시도했었다. 그 여자와 통화를 하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공중전화박스를 헤매고 다녔었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온 그 기억은 내 마음을 강하게 뒤 흔들어 놓곤 했었다.
당시 내 꿈은 노후에 서로 손을 꼭 잡고 산책하는 모습을 그리며 권태기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싶은 현모양처였다. 하지만 내 생명이 소멸해 가는 것처럼 꿈은 사라져 버렸다.
우리는 몸의 포옹뿐 아니라 마음의 포옹을 원한다
[관계의 언어] 작가인 문요한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의 존중이며,
마음 헤아리기 스위치를 켜는 일이라고 한다.
좋은 관계에는 서로가 상대의 가려운 곳이 어디인지를 알아내어 긁어주는 마음 헤아리기 능력이 필요하다.
마음 헤아리기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심리 법칙 중 4의 법칙이 있다.
'나쁜 일 한 가지의 강한 영향력을 상쇄하려면 좋은 일 네 가지가 필요하다'
인간은 부정적인 사건이나 정서를 더 강하게 경험하고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할 때는,
"아직도 그 일이 생각나는 걸 보니 그때 정말 속이 상하고 나에게 실망했나 보다. 그랬어?
라고 다시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힘들게 직장을 들어가서 그만두고 싶다는 친구나 자녀에게
"너 제정신이야?"라는 말보다는
"네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 어렵게 들어간 곳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였던 거야? 뭐가 그렇게 힘들었어?"
"왜 저래?"가 아니라 "왜 그러는데? 나는 네 마음을 잘 몰라"
관계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의 마음을 내가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
또한 내 마음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선택적 지각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마음 읽기가 아닌 마음 헤아리기가 필요하다.
내 마음과 감정도 다 알지 못하는 데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속단해 버린다.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일수록 관심을 갖고 마음 읽기가 아닌 마음 헤아리기 스위치를 먼저 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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