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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Sep 26. 2024

너는 언제 기쁨을 느끼니?

우리 사이에 쾌락은 있었지만 기쁨은 없었다. 우린 다 같이 지쳐가고 있었다. 우리에게 결핍된 건 기쁨이었다. 피고 지고 꽃처럼 퍼내고 다시 솟는 샘물처럼, 새로 태어나는 기쁨이 우리사이엔 없었다.
-아주 오래된 농담/박완서-     

이 소설에서는 의사가 된 영빈이와 돈이 많은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고 이혼한 현금의 이야기 가 있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모순을 적나라게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현금이의 남편은 돈 버는 일엔 소질도 없고 취미도 없거니와 돈 때문에 어디 메이는 건 더욱 질색이었다. 돈을 물쓰듯 하는 재미로 살았다. 하지만 그녀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남편의 아이도 낳고 싶지 않아 철저한 피임을 통해 시댁에는 난임이라고 말하고 이혼을 결심한다.      

물질적 사치의 쾌락과 마음의 기쁨을 혼동하고, 습관에서 오는 우아함과 감정의 섬세함을 혼동하고 있었다. -마담 보바리/귀스타브 플로베르-     

시골 의사와 결혼한 엠마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 했지만 권태뿐이었다. 사치와 쾌락이 새어 들어와 정념에 포로가 되고 그녀의 열정과 꿈은 사라져 갔다. 현실을 외면하고 몽상속에서만 살아가는 엠마는 행복하지 않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라고 에리히 프롬이 말했다.

살아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시들어 가던 알로카시아를 버리려고 하는 데 그 동안 보지 않았던 나를 원망이라도 하는 눈빛으로 환한 연두빛의 새싹을 틔웠다. 살아 있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아끼던 식물이라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기뻤다. 알로카시아는 나를 보고 있었다. 내가 알로카시아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살아있다는 것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게 인생의 기쁨 이었다.


우리는 인생의 목표를 행복에 두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행복을 물질적 욕망을 채우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안에 있는 욕망이 무언가를 채우고 싶어하는 것이 물질적인 것일까? 소비하는 삶에 익숙해져서 생산하는 삶, 활동적인 삶이 무엇인지 잊고 살고 있다. 우리는 불안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는데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일을 하고 집에와서도 무언가를 해야 하고 건강을 위해서 운동도 해야 하고 자기 계발을 위해서 책도 읽어야 한다. 모두 소비하는 삶이다. 내 안에 있는 에너지를 쓰기만 하고 있다. 그러니 텅 빈 마음 공허함이 드는 건 당연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내 안에 기쁨을 채우는 일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기쁨을 채우는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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