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명품백

by 소소

지인들의 딸과 아들의 결혼식에 가면 혼수 이야기가 나온다. 남자가 여자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건 당연한 일이 된 듯 며느리에게 아들이 700만 원 하는 가방을 사줬다 하고 딸은 사위에게 샤넬 가방을 받았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있는 딸을 둔 엄마로서 마냥 즐겁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명품 백이 혼수 중 하나가 되어가는 시대인 듯하다.

가방을 드는 데도 나이대가 정해져 있는 걸까?

몇 해 전 루이까또즈 클래식 가방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

" 젊으니까 그런 백을 들어도 어울리네"

그분은 샤넬 백을 들고 계셨다.

중년의 나이면 명품 백 하나는 있어야 하는 걸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었기에 내가 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은 책가방이었다.

세미 정장 차림을 하고 하이힐을 신어도 내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은 책가방이다.

일단 책과 교재를 넣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방보다 면으로 제작이 된 가벼운 재질의 가방이어야 했다.​


큰 딸이 생일날

"엄마가 사고 싶은 가방 있으면 사"

하면서 건네준 200만 원, 여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더해서 가방을 사야 하는 게 맞을까?

하나쯤은 명품 가방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고민하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몇 주 더 샀다. 지금은 마이너스이지만 얼마 되지 않은 배당금이 지난달에 입금이 되었다.

그 배당금으로 난 책을 샀다.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명품 백은 천만 원대이다 나의 월급으로는 언감생심 넘볼 수도 없는 가방이다.

나를 명품으로 만들어줄 책을 담을 수 있는 가방을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을 쓰고 내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에코백.

매주 도서관갈때와 오프 북클을 갈때마다 들고 가는 나의 명풍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