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회사 그만둘래."
작은 딸은 모두가 신의 직장이라고 하는 공사를 다녔었다. 퇴사하기 전까지 타인의 눈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많이 힘들어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모두 끝내느라 야근을 하고 주말이면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아이가 타지방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서둘러 나가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웠다.
"일이 그렇게 많아? 다들 야근하는 거야?"
상사들은 정시면 퇴근하는데 딸은 자신의 책상에 놓인 서류를 보는 일을 힘겨워했다.
일이 있는데도 미루고 퇴근을 하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똑같은 일을 매일 반복을 하는 걸 힘겨워했다.
그만둔다는 딸의 말을 듣고 모든 사람들이 겪는 과도기이니 조금만 참아보자는 마음으로 같이 살사 동호회도 다니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주었다
한동안 살사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축제도 하고 즐기는 듯했는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생리 불순과 갑상선호르몬 저하증까지 동반하였다.
힘들게 들어간 공사를 그만둔다고 하니 지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나 또한 그런 타인들처럼 이해란 타인의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을 만나 영혼을 들여다보는 일인 줄 알았다.
내가 딸을 모르는 무지에서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딸은 창의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아이였다. 똑같은 일이 반복이 되고 일을 마무리를 하지 않고 퇴근을 하는 상사들을 보는 일은 힘든 일이었던 것이다.
인생을 사는 데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의 시선보다 자신의 행복이 먼저이다.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 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잊기 좋은 여름 / 김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