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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Jul 19. 2023

사랑스러움


사랑스럽다.

모유를 열심히 빨며 지쳐 자는 아이의 모습.

작은 입을 오물오물 움직이며 열심히 모유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어느새 눈을 지그시 감고 힘겨운 듯 처음과 다르게 빠는 힘이 줄어들고 스르르 잠이 들어 조개가 익으며 살짝 입이 벌어지듯 천천히 아이의 입도 벌어지고 나의 마음은 좀 더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볼을 살짝 손으로 솜털을 만지작거린다.

그러면 움찍 하면서 입을 오물오물 부산스럽게 다시 움직이더니 금세 또 잠이 들어버린다.

안고 있는 팔은 아프지만 모유를 먹고 자는 아이의 모습을 한참을 지켜보고 있다.


햇살에 비친 솜털은 바닷가에 모래알이 빛나듯 반짝거린다 볼을 살짝 흔들어 본다.

귀찮다는 듯 고개를 흔들더니 잠이 든다.

사랑스럽다.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내 안의 선한 것들만 꺼내놓는 마법을 부린다. 이 아이를 위해서는 모든 걸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이다.

엄마라는 존재를 알고 있는 걸까

세상의 모든 시름과 걱정을 이 아이의 유약한 모습으로 인해 지켜내야 하는 마음으로 강해진다.

첫아이를 낳자마자 내 아이니까 무조건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예정일이 지나 낳은 아이는 머리는 새카맣고 손, 발톱은 길고 작은 입으로 하품을 하며 이마에 주름지는 모습이 마냥 귀엽지만은 않았다.

왜 이렇게 안 예쁘지?


하루에 서너 번씩 모유를 먹이며 아이와 나는 교감을 한다. 인형처럼 작은 손으로 나의 가슴을 만지며 얼굴을 파묻고 모유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랑이 자라고 아이도 자랐다.

아이들의 자는 모습에서 가장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고 있는 모습 나를 믿고 눈을 감고 있는 모습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상에서 가장 편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기도한다.

살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거리는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은 젖을 먹이고 피곤해 잠든 아이를 조심스럽게 눕히고 있는 나의 등을 따스하게 만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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