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항상 들려오는 캐럴 송이 있었다.
학창 시절엔 친구들과 약속해서 만나던 장소는 우체국 앞이다.
우체국 맞은 편에는 레코드가게가 있고 앞에는 서점이 있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양손을 후후 불며
친구나 연인을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구세군의 종소리와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캐럴송에 맞춰 지나가는 사람들의
흥얼거림에 괜히 설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주말엔 아이들과 연말 분위기를 내 볼까 하고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다.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기 위해 예약하고 대기 줄을 서는 사람들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평일 오전에 예약을 해도 몇백 번의 대기표를 받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한 매장 앞에서도 즐비하게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햄버거를 먹기 위해 대기번호 천 번대까지 라니 불황속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새로운 햄버거를 먹기 위한 계획으로 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지 않고 기다림을 즐긴다.
캐럴송도 듣고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나갔다가 사람들 구경만 하고 왔다.
매장 안에 있으면 눈도 건조하고 오랫동안 걷기 못하기 때문에 쇼핑을 하는 걸 즐기는 편이 아니기도 하다.
올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건강이다. 현재의 건강이 10년 전의 나의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노후를 외롭지 않고 즐겁게 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다.
몸이 아플 때 가장 외롭고 힘들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를 하지 못한다.
누구에게도 압박을 받지 않고 하루 종일 하고 싶은 건 책 읽기이다.
책 읽는 시간 동안 읽기에만 집중을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몰랐던 역사적 사건이 나올 때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심리학 책을 읽을 땐 나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올 한 해 동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한일은 글쓰기다.
내면의 글쓰기, 책을 읽고 기록하기, 일기 쓰기
어떻게 글쓰기 프로젝트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까 기획하기 등 다양한 글을 쓰고 기록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독립출판을 하고 예술인이 되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글쓰기로 이루어졌다.
나와 같은 길을 가며 하나씩 성취해 나가는 글쓰기를 하시는 분들을 보며 진정한 행복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