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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짱 Dec 27. 2024

기분이 별로인 날

일기편지 4

To. 너에게..




안녕? 너도 그런 날 있니? 별일 아니었는데 괜히 기분이 다운되는 날.

괜히 우울하고 화도 쉽게 나고, 웃음은커녕 에너지가 1도 없는 그런 날 말이야.

나도 그런 날이 종종 있어.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실 그게 “갑자기” 그런 건 아니더라.




알고 보면 작은 일들이 계속 쌓이고 쌓이다가 어느 순간 한도 초과가 되는 거야.

그동안 좋게 넘어가려고 했던 일들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가, 결국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지는 거지.

그러다 한순간에 “펑!” 하고 터지는 거야.

너도 그런 적 있지?




근데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런 폭발은 이상하게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터지는 것 같아.

가족, 배우자, 아이들… 이런 사람들이 제일 소중한데, 제일 쉽게 화내고 상처 주게 되는 건 왜일까?

사람들은 그러더라, “가족이니까 편하게 해도 된다”고. 근데 나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해.

가족이니까 더 잘해야 한다고. 서로 더 조심하고, 더 사랑해야 한다고 말이야.

근데… 나도 가끔은 그게 안 돼. 나… 내가 문제야. ㅋㅋㅋㅋㅋ




한참 전에도 남편이랑 싸웠을 때, 같이 있는 게 너무 싫어서 바로 집 밖으로 나와버렸어.

차 타고 근처 카페에 가서 혼자 시간을 보냈지.

그렇게 잠깐 떨어져 있으면서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싸웠던 일들을 다시 생각해 보곤 해.

난  화나고 억울하면 눈물이 먼저 나와. 그래서 눈물 보이는 게 싫어서 더 차분해지려고 노력해.




근데 가끔은 그게 안 돼서 상대방에게 정말 못된 말들을 막 쏟아낼 때도 있어.

일부러 상처될 만한 말들만 골라서 하는 거야.

너무 못됐지? 진짜 나도 가끔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어.

너는 화가 나면 어떻게 해? 끝까지 따지니, 아니면 나처럼 피하니?




사람마다 다르잖아.

어떤 사람은 끝까지 대면해서 푸는 걸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잠시 상황을 피하고 마음을 추스른 다음에 푸는 걸 더 좋아하고.

근데 중요한 건, 완전히 회피하는 건 안 된다는 거야.

싸움을 너무 오래 끌면 오해가 더 쌓이고, 감정도 더 나쁜 쪽으로 커질 수 있거든.




“싸움은 하루를 넘기지 말라”는 말 있잖아?

안 좋은 감정은 오래 가지고 있으면 결국 나 자신에게 더 큰 해가 돼.

감정을 억지로 참는 것도 문제야.

마음속에 쌓인 상처가 나중에 곪아서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요즘 내 감정을 잘 들여다보려고 노력해.

화를 다스리는 것도, 내 마음을 돌보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더라.

혼자 끙끙대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얘기하는 것도 정말 도움이 많이 돼.

그 사람도 나랑 비슷한 경험을 했을 수도 있고, 뜻밖의 위로나 해결책을 얻기도 하잖아.




그러니까 너도, 기분 별로일 때 있으면 나한테 꼭 말해.

내가 들어줄게. 진짜! 같이 털어버리자.




우리 모두 감정을 잘 다스리는 그날까지!

그럼 다음에 또 편지할게.

빠이~


너의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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