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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es Blog Dec 10. 2022

연금술사 파울루 코엘류 지음

북리뷰


연금술사는 파울루 코엘류가 쓴 소설로 산티아고라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소년은 피라미드에 감춰진 보물에 대한 꿈을 여러 번 꾸게 되는데 결국 보물을 찾아 길을 떠나게 게 된다. 길 위에서 소년은 여러 사람들과 스승을 만나며,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의 진정한 의미와 중요성, 자신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값진 진리를 깨닫게 된다. 

연금술사는 파울루 코엘류가 불과 2 주 만에 완성한 소설이다. 그렇게 빨리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그는 이미 그 내용이 자신의 영혼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아직 작가가 생존해있는 작품 중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의 전설, 세계의 언어, 영혼의 언어, 신의 언어, 자신의 영혼 등의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낯간지럽기도 한 이런 단어들이 싫지 않다면 이 책에의 메시지가 잘 와닿을 수 있다. 


줄거리

이 책은 어린 스페인 목동이 같은 꿈을 계속 꾸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래된 교회 근처의 시카모어 나무 밑에서 잠을 잘 때마다 그는 어린아이가 보물을 찾아 이집트의 피라미드로 떠나라고 말하는 꿈을 꾼다. 


이 꿈의 의미를 알고자 집시 여인을 만나는데 그녀 또한 산티아고에게 이집트로 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란다.

더 이상한 것은 멜키제덱 노인도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신화 (Personal Legend)”라는 말로 산티아고가 꼭 이 여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산티아고는 이집트를 향해 떠난다. 그의 여정은 갖가지 우여곡절로 점철되는데 사기를 당해 돈을 잃고 크리스털을 파는 가게에 취직을 하고, 거기서 가까스로 고향으로 돌아갈 여비를 마련한다. 그러나 그는 다시 이집트를 향해 사막을 건너기로 결정한다. 고작 같은 꿈을 몇 번 꾸었다고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산티아고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는 사막을 건너 오아시스에서 운명의 여인을 만나고. 자기를 왕이라고 부르는 사나이도 만난다. 그리고 연금술사도 만난다. 모두들 산티아고를 한 방향으로 가라고 하고 있다. 과연 보물이 무엇인지, 산티아고가 모든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연금술사와 함께 걸으며 산티아고는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 인생과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그러다 마침내 피라미드에 도착해 모래를 파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산티아고에게 지나가는 병사가 자신도 양치기들이 쉬어가던 오래된 교회에 보물이 숨겨져 있는 꿈을 자주 꾼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은 사막을 건너갈 정도로 정신이 나가진 않았다고 한다. 이에 산티아고는 자신의 보물이 어디 있는지를 깨닫고 고향을 돌아가 교회 터에서 보물을 찾게 된다. 

감상평 

이 동화 같고 단순한 이야기는 지역과 인종, 관습을 초월하여 전 세계 인들에게 희망과 성찰, 그리고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노인이 젊은이에게 전해주는 인생의 지혜는 이 책을 소설의 형식을 빌은 자기 계발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자기 계발서를 싫어한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특징과 습관이 있다. 따라 하지 않으면 낙오되고 도태된다. 자기 계발서에서 제시하는 내용은 획일적인 방법들이다. 개개인의 장점, 단점, 열망, 능력 등이 다 다른데 그런 것들은 무시하고 모두 같은 것을 하라는 식이다. 

연금술사는 다른 자기 계발서이다. 꼭 이렇게 하라는 레시피나 매뉴얼이 없다. 다만 인생에서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걸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할 뿐이다. 


인간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산티아고의 이야기는 우리의 꿈과 희망에 대한, 그리고 그것을 듣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전한다. 산티아고가 배운, 이 책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 누구나 ‘자신의 전설’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추구했을 때만이 행복과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그게 바로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지." 


자신의 전설 (자아의 전설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전설, 개인의 전설이라는 해석이 Personal Legend의 의미와 더 잘 맞는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썼다)이라는 거창한 이름은 모두 다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하기도 한다. 


우리 주위에는 성공하고 능력 있고 잘나가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해외에 유명인들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만 켜면 온갖 사람들이 위대해 보인다. 


심지어 개와 고양이들도 나보다 잘나가고 있다. 저절로 숙여진 고개를 들 수 없는 세상이다. 


좌절만 하고 말 것인가. 나의 자신의 전설은 무엇인지 생각해 봤는가? 낙오되지 않으려고 겨우 학교와 직장을 다니고, 남보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려고 자격증을 따고, 이기는 싸움이 아닌 지지 않는 싸움을 세월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2. 나를 주저하게 만들고 묶어두는 것은 두려움일 뿐이다. 

"자신의 신화를 사는 자는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네.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단 하나, 실패할지도 모르는 두려움일세"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그대의 마음에게 일러주게." 

두려움의 모양은 여러 가지이다. 이상적이지는 않더라도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는 현 상태를 걷어차고 산티아고처럼 사막을 건너는 마음을 먹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사막은 어느 쪽이며, 건너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며, 얼마나 오래 걸리 것이며, 가다가 무서운 일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가 걱정이다.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그것보다 더 두려운 걱정이 있다. 손가락질이다. 산티아고는 주변에서 피라미드로 가야 한다고 부추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 주위에는 가지 말라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은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산티아고의 약혼녀인 파티마를 보자. 무작정 떠나버린 산티아고를 기다리며 하루를 이것저것 잡일을 하며 보낸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숙명’인 양 말이다. 


파티마도 분명 자신의 전설이 있을 것이다. 청소와 요리로 인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사막을 건너 피라미드를 지나 바다로, 다시 배를 타고 신대륙을 탐험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오늘도 산티아고를 기다릴 뿐이다. 그녀는 행복한가? 


3. 마음의 소리가 말하는 것을 이루려면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해야 한다. 

"난 음식을 먹는 동안에 먹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소. 걸어야 할 땐 걷는 것. 그게 다지. 만일 내가 싸워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게 언제가 됐든 남들처럼 싸우다 미련 없이 죽을 것이요. 난 지금 과거를 사는 것도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니니까. 내겐 오직 현실만이 있고, 현재만이 내 유일한 관심거리요. 만약 당신이 현재에 영원히 머무를 수 있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게요." 


자신의 전설을 실현하기 위해서 두려움을 극복했다면 이젠 모든 것을 쏟아부으라고 한다. 가까스로 돌아갈 경비를 마련했지만 다시 자신의 전설에 투자한 산티아고처럼 말이다.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면 집중을 해야 한다. 요즘같이 멀티태스킹이 능력 중 최고 능력으로 꼽히는 세상에서 통하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가지를 하게 되면 둘 다 최고의 작품이 나오질 않는다. 지금 나만 해도 이 글을 쓰면서 음악을 듣고 있다. 조용한 상태에서 집중해서 쓴다면 분명 더 잘 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멀티태스킹보다 더 큰 적은 두세 우물을 파는 것이다. 예전엔 ‘한 우물만 파라’라는 속담이 대세였다면 요즘은 ‘한곳만 죽어라 팠는데 그게 내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무서웠어 (송민호-겁)’가 현실이다. 최소 서 너 개의 구덩이는 파야 안심이 된다. 

그러나 코엘류는 한 우물만 파라고 한다. 깊이 파서 내려가다 보면 분명 물줄기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물줄기가 아니라 석유나 천연가스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은가. 


자신의 전설은 언제 생기는가? 이 글에서는 양치기인 산티아고의 전설 찾기를 보여주었지만 사람마다 자신의 전설을 찾는 시기는 다를 것이다. 다행히 어려서 찾는다면 좋겠지만 인생의 굽이 굽이를 돌아서 장년이나 중년, 아니면 노년에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필이면 나 말고도 책임져야 할 식구들이 줄줄이 달렸을 때 자신의 전설을 찾아 나선다고 하면 격려는커녕 비난과 돌을 맞을 지경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전설이 무엇인지는 알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 더 행복하리라 생각한다. 꿈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서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인생의 지혜와 나침반을 쥐여주는 이상한 소설이다. 어려서 읽으면 좋고, 인생의 한 자락에 꼭 읽어봐야 하는 영혼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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