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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diary jenny Oct 30. 2021

생각 양식 55 - 오늘도 무사하기를

무사한 하루를 기도합니다




이변이 없는 한 내일도 그다음 날도 지나온 날들처럼 무사한 날들을 보낼 것이다. 그러나 이걸 누가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을까. 당장 내일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섬뜩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우린 우리가 현재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계속 살아있을 거라는 걸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죽음은 마치 늙은 분들이나 아픈 분들의 몫인 것처럼 말이다. 아니면 운이 나쁜 분들의 것이라는 듯.


어젯밤 꿈속에서 지인의 죽음을 보았다. 그분이 죽을지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아, 꿈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꿈이 너무나 생생했기에 이불 안에 누운 채로 눈만 이리저리 굴리면서 한숨을 크게 쉬며 심호흡을 했다.


그런데 그게 꿈이 아닌 진짜였다면 어쨌을까. 만약 내가 죽는 거라면 또 어쩔 것인가. 친애하는 지인이 나의 이 말을 들었다면, 눈을 흘기며 "그런 생각 못쓴다. 꿀밤 한 대!"라고 했겠지. 그래, 이런 상상이 좋은 건 아니지.


다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당연히 잘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각자 생각하는 의미 있는 삶이 뭔지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 다만 오늘 하루 자기가 품고 있는 가치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2021년 10월 30일 토요일. 눈 뜨니 새벽이었고, 지금은 오전이라는 시간대에 포함되어 있는 아침 8시 40분. 나는 여기 살아있고, 당신도 거기 살아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중이다. 지금처럼 무사하게 오래오래 잘 살면 좋겠다.


(포항 바다. 2020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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