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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diary jenny Nov 27. 2021

생각 양식 66 - 봄과 겨울이 만난 늦가을

개나리와 첫눈의 조우


개나리와 첫눈 遭遇


봄을 상징하는 개나리들이 겨울을 알리는 첫눈을 맞이했을 때 개나리는 어떤 기분일까. 봄의 개나리는 또 무슨 이유로 늦가을에 저렇게 자리를 잡고 있는 걸까. 노란 개나리는 봄의 상징이고 투명한 첫눈은 겨울의 상징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년 전 내가 사는 곳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 신기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며 신기하다 신기해 감탄했던 나는, 오늘 지금, 오 년 전의 이 사진들을 보며 신기함을 넘어 신비로움을 느끼며 또다시 반가움에 놀란다.


날이 차가워져야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첫눈과 따스하게 날이 풀려야만 드디어 만날 수 있는 봄날의 개나리. 접점이 생기기 쉽지 않은 만나기 힘든 존재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오 년 전 기억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봄날의 개나리가 늦가을에 존재하고, 겨울의 눈이 늦가을에 존재한다는 것. 자리를 잘못 잡아 혼돈을 주는 것 같지만, 나 같은 초라한 사람이 내뿜는 조그만 감탄도 어여삐 봐주는 대자연의 큰마음 덕분이라 생각하니 그저 모든 게 감사해서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게 된다.



(오 년 전, 첫눈 맞는 나무와 개나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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