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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력 키우는 우리만의 홈스쿨링
04화
덕후력 키우는 우리만의 홈스쿨링
4. 서툴지만 스스로 학습하는 아이들
by
book diary jenny
Jul 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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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학습’과 ‘자기주도 학습’이 좋다는 것, 그게 최고의 학습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엄마가 있을까.
이곳저곳에서 선생님마다 방송마다 스스로 학습,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하다 보니 아이들도 이것들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자발적 학습, 스스로 학습, 자기주도 학습 등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게 어디 공부에서만 강조되는 덕목일까?
놀이도, 취미도, 심지어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자기 스스로 선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백번을 강조해도 맞는 말이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며 해나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더불어 자존감을 키우는 것에 이것만큼 최고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영이는 학교를 다니지 않다보니 당연히 집에서 기본적인 학습을 하고 있다.
학습이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이긴 하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반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 공부량을 해나가고 있다보니 학습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학교공부에 학교과제, 학원수업에 학원과제, 그리고 개인적으로 하는 공부까지 합치면 하영이 친구들의 공부량은 엄청나다.
나를 잘 아는 하영이 친구 엄마들과 내 친구들, 지인들은 알고 있다.
워낙 공부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아니, 공부를 크게 강조하지 않는 나를 안다.
그런 나를 잘 알기에 ‘이것 정도는 하영이가 공부를 해둬야지.’라며 책과 문제집을 선택해 주는 지인도 있다.
솔직히 이런 나에게는 무용지물이지만 말이다.
동네 학원 소개, 잘 나가는 학습지 소개, 최신 유행하는 학습법 조언 등을 해주는 친구도 있다.
워낙 건성으로 들으니 쉽게 운을 떼지 않기는 하지만, 이런 내가 답답해 보기나 보다.
신경 써주는 지인들에게 감사하다.
요즘 돌아가는 사교육의 세계도 알 수 있고, 나 역시 엄마인지라 이런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영이가 2학년 끝나면서부터 홈스쿨링을 시작했으니 지금은 3년째 스스로 학습을 해 오고 있다.
수학과 영어를 꾸준하게 하고 있는데 특별한 방법은 전혀 없다.
처음에는 하영이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했기에 힘들기도 하고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하영이 스스로 자기만의 방식을 나름 찾은 것 같고 그에 따라 잘 해나가고 있다.
요즘은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알파벳을 하영이는 3학년 나이가 되어서야 완벽하게 습득했다.
‘언제든 알면 되는 거니까 급할 건 없지.’라는 나의 가치관이 한 몫을 했다.
더불어 ‘마음만 먹으면 하는 건데, 뭐.’라는 뻔뻔함도 중요했다고나 할까.
신기한 건, 필요한 마음이 생기니 하영이 스스로가 답답해 하며 알아서 익히더라는 것이다.
가령, 밀리터리 덕후인 하영이가 밀리터리 만화를 그리거나 영상을 보면서 접하는 영어 단어를 수시로 물어보거나 스스로 찾아본다.
“엄마, fire이 뭐에요? 불꽃 그림이 있는 걸 보니, 불이라는 의미의 영어단어인 것 같은데요?”
“딩동댕! 우리가 캠프 파이어(camp fire) 한다고 하지? 그때 사용되는 단어가 fire야.”
“아, 그러면 camp는 우리가 외례어로 사용하는 그 ‘캠프’군요.”
이렇게 하나씩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습득 해나가는 것이다.
요즘 하영이의 영어 실력은 말 그대로 일취월장이다.
문장을 줄줄 읽을 뿐만 아니라, 해석도 곧잘 한다.
듣기는 특히나 더 뛰어난 것 같다.
간단한 문장도 만들 줄 알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즐겁게 한다는 것이다.
비싼 학원 수업이 없이, 그 흔한 학습지나 학습도구도 없이 문제집 하나만으로 스스로 해나간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학습에 있어서만은 저 속담이 확실한 답인 것 같다.
그런 형아의 모습을 보고 자기도 그렇게 하고 싶었던 동생 하성이.
“나도 숫자 공부할래요. 형아처럼 매일 꾸준하게 하면 칭찬 많이 해주세요.”
반가운 마음으로 당장에 서점으로 달려가서 하성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사 왔다.
‘저렇게 재미있게 하다니. 역시 스스로 학습이 최고의 방법이야.’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최고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는 게 늦어 보이지만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엄마들이 알아야 할텐데.’
며칠 후, 하성이 표정이 오묘하다.
“엄마, 30이 넘어가니까 어려워요. 나 하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하고 싶을 때 할게요.”
“조금 어렵더라도 한 번 시도해보는 게 어때?”
“아니요.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 했지만, 저는 고래가 아니잖아요. 지금은 고래가 되고 싶지 않거든요. 고래는 나중에 될게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너라는 아이는 정말 대단해!
자기주도 학습을 특히나 강조하는 이들이 바로 유대인이 아닐까 싶다.
유대인들에 대해서는 다들 많이 알고 있겠지만, 나에게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자기주도적인 삶을 사는 모습이다.
어릴 적부터 스스로 해나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을 잘 표현한 유대인 격언이 있다.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줘라.”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물고기 잡는 방법도 가르쳐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알아가도록 부모가 보여주고 기다려주면 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매일 꾸준하게 하는 공부’와 ‘자기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학습’이다.
학습에 있어서 이 두 항목이 중요한 만큼 가장 힘든 것이라는 건 엄마들이 더 잘 안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는 격언이 잘 나타내주고 있지 않은가.
말로만 ‘스스로 학습이 중요하다’고 떠들지 말자.
다들 알다시피 스스로 학습에 대한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달라지는 것도 크게 없다.
부모가 옆에서 칭찬을 해주고 인정을 해주면서 기다려주면 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저 조그만 아이가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모든 것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고, 우리 아이들이 그 과정을 스스로 밟아간다고 생각하면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스스로 학습하는 옆집 아이를 부러워 하지만 말고, 우리 아이들을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로움을 엄마들이 먼저 가지자.
스스로 학습은 스스로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나아간다는 의미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자꾸 잊어버린다면 어디든 적어두자, “스스로 학습, 느리더라도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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