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력 키우는 우리만의 홈스쿨링

7. 학교밖 밀리터리 덕후 아이들

by book diary jenny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어린 시절 이 동요를 부르며 텔레비전 단어에서는 두 손가락으로 네모를 허공에 그리던 때가 생각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아주 많이 불러보았을 동요 중 하나다.


아이돌의 인기가 대단하고 인플루언서들이 중요해진 요즘 같은 시대, 텔레비전 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 얼굴이 나온다는 건 많은 이들의 선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 꿈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오늘도, 아니, 지금도 숨은 곳곳에서 열심히 연습 중이다.


그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우리 집 두 아들에게도 텔레비전에 출현할 기회가 왔다.

바로 SBS의 간판 프로그램인 ‘SBS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 측의 연락이었다.

‘어머나, 이게 무슨 일이지?’ 어리둥절한 마음과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아는 거지?’ 궁금한 마음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전에 했던 국방부의 ‘국방일보 단독 인터뷰’와 ‘국방 라디오 집중 인터뷰’를 접한 몇몇 분들 덕분이었다.

관심이 생긴 몇몇 분들이 우리의 SNS 채널에 들어왔고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는 인상 깊었나보다.

하영이와 하성이의 모습이 독특하고 보기 좋았던지 SBS측에 제보를 했던 것이다.

‘SNS가 참 대단하구나. 이런 일이 우리에게도 생기다니.’


우리 집 두 아들의 밀리터리 덕후 모습이 신선하고 재밌다며 촬영이 가능한지 우리들의 의견을 물어왔다.

우리는 상관없다고 했고, 아이들도 들뜬 마음이 되었다.

촬영 전 사전 만남이 있어야 하기에 시간을 정하자고 하셨고, 아주 더운 9월 여름에 촬영을 잡게 되었다.

게다가 장마철이라 엄청 힘든 상황에서 촬영을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촬영 때의 찌는 더위와 모기의 공격,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불편함이 마구 떠오른다.


‘국방 라디오’ 인터뷰도 그렇고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도 그렇고, 사전 준비는 크게 없었다.

아이들이 촬영을 자유롭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해주셨는데, 다만 매끄럽지 않은 장면에서는 제작자들이 “다시, 다시, 다시!”를 요청하셨다.


카메라 방향이 맞지 않아 화면 각도가 좋지 않거나, 카메라를 의식하는 우리의 대화가 너무 어색하면 “다시!”

몸으로 카메라를 가리거나, 머리를 너무 숙여서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다시!”

그런 것만 제외하면 대체로 평상시 날 것 그대로의 우리 모습을 촬영했다.

직접 겪기 전에는 프로그램을 보며 ‘제작진들이 시키는 대로 찍는 거겠지.’ 생각했는데, 그 추측은 이번 기회에 다 풀렸다.


너무나도 더운 날씨였고, 마침 장마철이어서 너무나 힘겨운 촬영 일정이었다.

아이들 군대 훈련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깊은 산중에 들어갔다.

제작진과 아이들의 온 몸은 산모기의 공격으로 몸 전체가 마구 뜯기다 못해 퉁퉁 부어오르는 지경이 되었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한 명 당 모기 50여 방 맞았다고 하면 그 수고와 노고가 느껴지려나 모르겠다.


거기다 상의 하의 군복은 또 얼마나 두꺼운 재질이며, 들고 다니는 총은 또 얼마나 번거로운 무게인가.

아이들은 지쳐서 헉헉 거리고, 얼굴은 붉게 타오르고, 온 몸은 모기에게 뜯기는 중이고, 또…….

실내에서의 촬영은 행복 자체였는데, 에어컨 아래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평상시 모습대로 찍으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주인공인 아이들 입장에서는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밀리터리 관련 여러 모습 촬영, 이를테면 평상시 즐겨 보는 프로그램 및 밀리터리 관련 책들 설명 등 여러 질문에 답을 해야 했다.

그동안 그렸던 밀리터리 관련 그림 설명과 여러 군용품에 대한 촬영도 이어졌고, 기나긴 인터뷰도 반복에 반복을 거쳐 여러 번 촬영했다.

같은 장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후 그 중 가장 적합한 모습이 방송에 나갈 터였다.


안에서든 밖에서든 열심히 찍은 장면들 중 대부분이 방송에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허무할 따름이다.

하긴, 20분 방송에 4박 5일 촬영분이 모두 나갈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만 자르고 잘라 나가게 될 터였고 그걸 위해 이토록 열심히 찍는 것이다.


“친구들은 다들 학교에 가는데, 하영이는 집에서 주로 뭐하고 보내니?”

“집에서 공부도 하고요, 책도 읽어요. 산에 가고 밭에도 가서 채소를 키워요. 레고를 가지고 전략 짜는 것도 좋아하고, 동생에게 군대 관련 문제도 만들어서 풀게 해요.”

“하영이는 왜 밀리터리가 좋아? 그 계기가 있었어?”

“어릴 때부터 전략 짜는 것이 좋았어요. 그래서 바둑도 재밌어서 뒀어요. 지금은 밀리터리 관련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나중에는 밀리터리 그림책과 밀리터리 관련 책을 내고 싶어요.”

“아, 그렇구나.”


제작진들과 두 아들이 서먹함이 사라지고 어느 정도 친해지자 방송 촬영은 거의 끝이 나고 있었다.

길게 느껴졌던 4박 5일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가서 나중에는 제작진과 헤어지는 게 아쉬웠다.

마지막 촬영은 밀리터리 관련 전문가를 만나는 장면과 SBS 방송국에서의 촬영이었다.


우리 가족은 다 같이 서울로 올라가서 SBS방송국 견학도 하고, 촬영 장면도 구경하는 등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촬영은 끝이 났으며 조만간 방송 될 거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물론 아직도 총괄 피디님과의 연락은 이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서 뛰어난 뭔가가 빛을 발해서 이렇게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소중하다.

꼭 텔레비전에 나와서가 아니라 그만큼 남에게 인상적일 만큼 푹 빠졌다는 게 나는 뿌듯하다.

좋아하는 것에 완전 몰입을 해 보는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어쩌면 평생에 몇 번 경험하지도 못할 소중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 소중한 선물을 우리들 마음 속에 간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아, 참고로 우리 아이들의 밀리터리 형제 이야기는 2020년 9월 중순에 텔레비전에 방송이 되었더랬다.




동네 산에서 로프로 절벽타기 놀이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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