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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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가 그 카페에 간 이유는 그의 집에서 카페가지 걷는 산책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음식도 싸고 방문하기도 편했던 것이 이유였다. 다른 작가들은 어디서 점심을 먹나 찾다가 들른 게 아니라는 말이다 정신적으로 그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우리도 그가 했던 대로 해 보는 게 어떨까. 숙소에서 가까복 저렴한 카페를 찾아서 영감을 얻어 보도록 하자.”
특히 오랜 역사를 안고 있는 나라를 여행할 때 빠질 수 없는 장소들이 있다. 미술관, 박물관, 어떤 유명인이 살았던 집, 카페 등이다. 18세기 화가인 샤르댕의 작품이 있는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할 수도 있고, 장폴 사르트르가 수없이 철학에 관한 글을 썼던 생제르맹 거리와 생브누아 갈 사이에 있는 카페 드 플로흐를 방문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유명인들이 잠시 머물렀던 곳을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 흥분하고 설레인다.
그러나 알랭 드 보통은 나를 채우는 여행이 되기 위해서 더욱 본질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사르트르가 글을 쓰고 머물렀던 카페를 사람들이 방문하지만, 그가 카페에 간 이유는 그저 그의 집에서 카페까지 걷는 산책이 즐거웠고, 음식도 싸고 방문도 편했기 때문이었다. 샤르댕의 작품을 박물관에 가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그림을 그린 샤르댕은 사실 전시에는 사실 관심이 없었다. 그가 좋아한 건 마켓에 들러서 사과를 사고 그것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그러니 단순히 카페와 박물관을 방문하고 인증샷 찍는 것에 그치지 말고, 그들과 정신적으로 더 가까워지고 그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가닿기 위해서 그 이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숙소나 집 가까운 저렴한 카페를 찾아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져 보거나, 자주 애용하는 가까운 마켓에 전시된 과일 하나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갑자기 비싼 돈 내고 비행기까지 타고 사르트르의 카페와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했던 분들이 급 억울해 할 거 같다. 유명 여행지를 방문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여행 이후 일상 후에 가져올 것이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는 관광지의 가이드도, 여행 상품이 대신해 줄 수 없다. 오롯이 각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우리는 여행을 다녀온 후 그것이 가져다준 것들을 미처 정리도 하지 못한 채 너무나 빠르게 일상에 편입되는 측면이 있다. 여행을 준비하며 보냈던 시간만큼 여행 후 그것을 음미하며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일상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여행, 구체적인 자신만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는 여행이 된다면 비싼 여행비와 시간을 투자한 만큼의 값어치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꼭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먼 곳으로 여행하지 않아도 된다. 늘 익숙했던 내 일상 속 한 곳도 내가 어떤 시선을 두고, 어떻게 낯설게 보는지에 따라서 새로운 여행지가 될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는 중에 예전에 가입했던 한 여행 커뮤니티 카페에서 문자가 왔다. 가족, 청소년 유럽 여행 할인 이벤트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