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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마음 Jun 06. 2024

인생의 나쁜 패를 이기는 법

여든에도 단단함 유지하기





■ 걷었던 장소 : (구)원17코스 소야계곡길

■ 거리 : 14.1km

■ 소요시간 : 약4시간30분

■ 난이도 : 중









인간은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존재한다.

by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몇 년간 읽고 쓰는데만 몰입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 우연한 알게 된 걷는 모임과 사람들. 다 살려고 걷기 시작한 분이라고 한 분이 귀뜸해 주신다. 


오늘은 새로운 분들과 함께 걸었다. 걷기 시작하는 초반에는 몇몇 분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은퇴하신 목사님 한 분을 뵈고, 반갑게 인사드렸는데, 자신의 나이가 여든이라 하셨다. “벌써 그렇게 되셨어요. 그렇게 안 보이세요.” 빈말이 아니라, 젊은 시절 만난 분인데, 세월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정하셨다. 꾸준히 걷는 모임에 참여하고 계신 듯 했다. 


걷는 코스인데도 한 동안 오르막이 계속된다. 어느 순간 대화가 멈추고 자신의 다리에 모두 집중한다. 함께 으쌰으쌰 길을 떠나지만, 결국 자신의 두 다리로 걷고 완주해야 한다는는 엄연한 사실을 오늘도 직면한다. 


오늘 거리는 14km이다. 산길이지만 산행은 아니기에,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길이다. 몇몇의 걷는 경험을 기반으로 “이 정도쯤이야.”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호흡을 고르고 온 몸을 느끼며 자신있게 걸어본다. 처음 나오셨는데도 “잘 걸으시네요.”라고 몇몇 분들이 말을 건네주신다. 


그런데 아까 뵈었던 여든의 목사님은 늘 내 앞에서 걷고 계셨다. 따라잡기 힘들었다. 은퇴 후 오랜 시간 단련해 오신 단단함이 느껴진다.


주디스 게스트는 “지독히 나쁜 패를 가진 사람도 자기에게 주어진 비극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으며 이것이 ‘용기’라고 말했다. 


우리 삶에 원치 않지만 주어지는 나쁜 패들이 간혹 있다. 은퇴, 퇴사, 나이, 경력단절, 갈등, 건강, 재정, 이혼 등. 이런 패가 가져다 주는 상실은 힘들다. 그러나 어떤 이는 그런 패에 굴하지 않고, 잘 대처해 오히려 성공적인 삶을 사는 이들이 많다. 지나가다 본 한 유튜브 영상에 등장한 한 성공자는 말한다. “생각이 감정과 행동을 결정해요.”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주고, 결국 인생을 바꾼다는 말.


단단글방 한 달 글쓰기 챌린지 18기가 이번주에 시작되었다. 잠깐 쓰다가 포기하는 이도 계시고, 6개월, 1개월 이상 쓰고 있는 이도 계신다. 글쓰기가 처음이라는 이도 있고, 책 출간 이후 계속 쓰기 위한 환경설정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이도 있고, 몇 개월 쓰다가 한 달 쉬어보았지만, “혼자 쓰니 안 되네요.”라며 다시 합류하는 이도 있다. 


글방 분위기도 뜨거울 때가 있고, 가끔은 미지근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글을 쓰는 글벗들을 보면 정말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가벼운 한 달 챌린지라고 하더라도 쓰려는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참여하기 힘들다. 작은 챌린지 비용이라도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혼자 걷지 않고 작은 비용을 내면서까지 걷는 모임에 참여하는 이유는 오래 건강하게 걷기 나의 작은 의지이다. 3년, 5년, 10년을 걸어온 사람들 틈에서 걷다 보면, 그들과 비교하며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내 얇은 허벅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지금이라도 열심히 걸어보자는 마음을 불태운다. 이어서 나도 “걷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어느 순간 생겨난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나는 “헉, 나는 인간은 쓰는 만큼만 존재한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읽고 쓰는 많은 작가와 철학자들이 글쓰기 뿐 아니라, 걷기에 대한 명언들을 남겼다는 사실을 아는가. 나이, 건강, 일, 관계 등 수많은 나쁜 패를 이기는 방법 중 하나가 걷기라는 말일까. 은 아직 그 깊이를 알기에는 걸어온 내 경력이 너무 짧다. 


잘 걸어지는 날도 있고, 걷기 힘든 날도 있다. 잘 써지는 날도 있고 쓰기 힘든 날도 있다. 걷기에도 글쓰기에도 희로애락이 있으며 실패와 성공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경험으로 쌓인다. 실패가 실패가 아닌 것이다. 중요한 것은 걷기도 쓰기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유명과 성공을 떠나, 나는 ‘걷는 사람’, ‘쓰는 사람,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상 앞에서만이 아니라 온 몸으로 길 위를 걸어보며 길 위의 역사도 써 보려 한다. 



출발 준비




걷기 입구에서부터 산딸기가 한 가득! 맛있네요! 공짜니까 더더욱!!^^





바닥은 아스팔트 길이지만, 나무들이 줄서서 반가워해 주니 기분이 좋아요! 




감자꽃이라고 합니다. 처음 봐요!




감자와 옥수수 농사 텃밭 









셀카도 찰칵! 



이제 흙바닥길로 들어서요!





잠시 쉬어갑니다. 




계속 흙바닥 




그늘이 없는 곳도 많아서 해변에서 쓰는 긴 창의 노란 모자로 급 바꿨어요!! 

온도가 내려 가니 훨씬 낫네요! 


모자에다 우산까지 쓰는 분도 계세요. 

여름에 걸을 때는 모자와 우산도 쓰면 이중 가림막이 될 듯 합니다. 






마지막에는 "수고했습니다." 악수하며 헤어졌어요. 




마지막 종점에 하늘을 올려 보니 구름 한 가득


늘 구름에 반하는 나! ^^






인스타그램 릴스 ▼▼▼


https://www.instagram.com/reel/C73qMkgxc0S/?igsh=MXAxYmJ0M3N6YXptaA==




함께 걸으며 인증하실 분은 ▼▼▼

https://open.kakao.com/o/g6N5NAIf

#운동하기좋은날 #걷기좋은날 #오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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