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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Jun 12. 2022

인생을 허비한 것 같아 불안하시나요?

내 삶을 사랑하는 법

20살 초반쯤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 너는 책만 읽는데, 그게 도움이 되냐?" 약간 비아냥 섞인 목소리였다. 나는 친구에게 크게 반발할 수 없었다. 그때는 책을 읽는데도 딱히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부모님의 지원으로 착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듯 보였다. 그 친구에 비해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를 다녀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친구의 비아냥은 왠지 모르게 더 쓰린 상처가 됐다.



그런데도 나는 독서를 멈추지 않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이 부족해도 책 만은 놓을 수가 없었다. 가난한 청년은 친구의 비아냥에도 왜 책을 놓을 수 없었을까? 내가 왜 책에 집착했는지 그때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내가 책을 사랑한 이유는 나에게 위로와 안정을 주는 유일한 친구이자 멘토가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인생을 허비했다는 불안감


그 친구의 비아냥은 단순한 비아냥이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책만 읽고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더불어 나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학교도 다녀야 했다. 또한 부모님 일도 도와야 했다.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빴지만 항상 불안감에 시달렸다.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항상 내 뒤를 졸졸 쫓아다녔다. 이 녀석은 굉장히 끈질겼다.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책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제발 답을 알려달라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책도 한계가 있었다. 스스로 뭔가 깨달아야 했다. 나는 이제 세상을 향해 걸어가야 했다. 직접 경험하고 부딪히면서 배워야 했다.


다양한 직군에서 일을 해보았다.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편의점부터 시작해서 웨딩홀 알바, 빵집 알바, 영화관, 대형마트, 온라인몰, 배추장사, 홀서빙, 택배, 쿠팡 물류센터 등을 전전했다. 관공서 계약직으로도 일해보고 단기, 장기로 해볼 수 있는 일들은 전부 해보았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세상과 부딪히는 과정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어렴풋이나마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창조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저 모든 경험들이 따로 놓으면 별 볼일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맞물리고 버물려져 스파크가 튀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나만의 독특한 창의성으로 연결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경험들은 모두 의미가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술을 마셨던 경험도 의미가 있다. 밤새 게임에 몰입했던 경험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런 경험 또한 당신에게 도움이 된다. 애인에게 차여보고 매달려본 경험도 의미가 있다.


당신의 삶 자체가 축복이며, 그 경험들은 당신의 삶을 완성시키는 과정이다. 힘들었던 경험도, 즐거웠던 경험도 모두 당신의 삶이다. 그 삶은 경이로우며 아름답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 저녁 해는 반드시 저물기 마련이다. 그렇게 하루가 완성된다. 당신의 삶도 그런 패턴일 것이다. 마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사정없이 고속 주행하는 롤러코스터처럼 말이다.


당신은 놀고 있는가? 백수인가? 그것 또한 좋은 경험이다. 그 경험에서 당신은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당신이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곳에서도 배울 수 있다. 인생의 의미란 그렇게 만들어진다. 당신의 삶 자체가 의미가 된다. 남과의 비교를 멈추고 자신을 들여다보자. 그렇다면 당신만의 창의성과 독특한 의미가 보이게 된다.


인생을 허비한다는 말 자체는 성립되지 않는다. 허비의 기준이 무엇인가? 만약 누구든지 당신의 삶을 허비하고 있다고 손가락질한다면 듣지 말아라.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가 살아가는 것이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허비는 없다. 당신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신성하다.


앞서 친구는 나에게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멋대로 내 인생을 판단하고 제단 했다. 즉 그 친구의 눈에는 내가 인생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세상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내 신념을 확고히 했다. 내 인생을 통틀어 무의미한 경험은 없었다. 실연을 당해 울고, 직장에서 잘려 괴로워하고 친구들에게 배신당해도 그것 또한 내 삶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결론에 다 달았다.



이 모든 것이 나였다



나는 당신을 무작정 위로하고 싶지 않다. 모든지 괜찮다는 식의 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넋 놓고 살지 말라는 뜻이다. 뭐라고 시도하고 도전해야 한다.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인생도, 사람들과 어울려 마음껏 노는 인생도 모두 멋지다. 노는 것도 제대로 놀아야 멋지다. 일을 하려면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더 멋지다. 당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열심히 살면 된다. 노는 것도 일하는 것도, 연애와 사랑도 후회를 남기지 않게 최선을 다해보자. 그 모든 것은 당신의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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