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한가한 일요일 오후, 나는 채그로라는 카페로 향했다. 두 번째 독서 모임을 하기 위해서다. 나는 독서 모임장이기 때문에 일찍 도착하려고 부지런히 집에서 나온 터였다. 그런데 카페에 4명 자리가 없었다. 당황스러워 이리저리 카페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모임원이신 오지*님이 혼자서 앉아 게셨다.
" 어? 오지*님이다! 말을 걸어볼까? "
하지만 나는 이내 포기했다. 왜냐면, 모임 자리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었다. 오지*님은 무언가 열심히 읽고 계셨다. 분명 발제문 준비를 하고 계셨을 것이다.
" 그래 방해하지 말자..."
나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10분을 기다렸고, 다행히 창가 자리에 두 여성분이 일어나셨다. 여성분들이 짐을 정리하고 일어나고 계시는데, 급한 마음에 내 가방을 툭 하고 내려놨다. (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든다. )
나는 자리를 확보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채그로라는 카페는 한강뷰가 끝내주는 카페였다. 우리는 이 카페에서 첫 번째 독서모임을 진행했고, 두 번째도 여기서 하기로 했다. 왜냐면, 카페 분위기가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오지*님께 아래층으로 내려오라고 연락을 드렸다. 오지*님은 한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책을 읽고 계셨다고 말씀하셨다. 오지*님과 이런저런 토크를 하고 있었는데, 남성 팀원분인 이홍*님이 도착하셨다. 모임분들이 전부 성실하시고 긍정적인 분들이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셋이서 스몰 토크를 하다 보니 김혜*님까지 도착하셨다. 이렇게 4명이 모두 모여 두 번째 독서 모임이 진행되었다. 우리의 두 번째 책은 [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이었다. 일요일 오후 4시, 하늘은 높고 햇빛은 따사로웠다. 한강은 마치 반짝 거리는 애메랄드 같았다. 모든 것이 훌륭했다. 첫 번째 발제문 발표는 오지*님께서 하셨다.
오지*님의 발표
오지*님은 과거에 지배받지 않는 삶을 설명하셨다. 트라우마를 부정하고 인간이 변할 수 있다는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유의지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목적에 따라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과거에만 목 매여 산다면, 현재 삶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다는 염세주의나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다고 발표하셨다.
모든 팀원들이 이에 대해서 공감하였다. 우리 모두 이 주제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였다. 사람들은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즉 변화를 싫어한다는 말이다. 성장하려면, 필연적으로 불편한 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를 결심하고 행동해야 한다. 새로운 생활양식에 적응해야 하며, 예측 불가능한 삶을 견뎌내야 한다.
지금 이대로의 나로 산다면, 불편한 상황을 겪지 않아도 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핑계를 만든다고 한다. 오지*님은 과거에 무슨 일이 있든지, 미래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않다는 것을 책을 통해 배웠다고 하셨다. 즉 인생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현재를 열심히 사는 것으로 결정된다는 주장을 끝으로 발표를 마무리하셨다.
김혜* 님의 발표
김혜*님은 덤덤하게 발표를 진행하셨다. 특히 이 책은 잘 읽히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셨다. 읽으면 읽을수록 머리에서 튕겨져 나간다는 표현을 하셨다. 나는 이 책을 정말 감명 깊게 읽었지만, 김혜*님은 크게 와닿지 않으셨다. 그래서 색다른 관점으로 책에 대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김혜*님은 책에 나온 대로 열정적으로 삶을 사셨다고 말하셨다. 즉 인생에서 주어지는 과제를 순탄하게 이끌어 오셨다고 말이다. 1년에 2~3가지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성취하는 삶을 10년 넘게 유지하셨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굉장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과제는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일의 과제 , 교우의 과제, 사랑의 과제가 있다. 이 중에 일의 과제가 가장 쉽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개인이 노력해서 되지 않는다 말하셨다. 우리 모두 이 부분에서 크게 공감하였다.
김혜*님은 책에서 이루어야 할 인생의 과제들을 이루면서 살아왔지만, 현타가 온다는 의견을 내놓으셨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는 뜻이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공감을 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막연함 불안감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토론을 나누었다.
결국 우리는 한 가지 의견으로 뜻이 모아졌다. "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며, 자기 자신이 노력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김혜*님의 발표도 마무리됐다. 이야기에 푹 빠져서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마지막 발표자는 이홍*님이었는데, 모임 시작 2시간이 지나서야 발표를 하실 수 있었다. 그만큼 즐거운 대화의 장이 열린 셈이다.
이홍*님의 발표
이홍*님은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시면서, 대화 주제를 이끌어 가셨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면서 토론을 유도하셨다. 그 과정 속에서 이홍*님의 주제가 계속해서 나오고 그에 대한 의견을 조금씩 풀어내셨다. 이홍*님이 맡으신 발제는 타자 공헌과 공동체 감각이었다.
어려운 단어 같지만, 쉽다. 타자 공헌은 베푸는 삶이고 공동체 감각은 소속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타인을 도우며 사는 것과 공동체에 소속되는 삶이 어째서 중요한지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홍*님은 타인을 도우면서 강한 인정 욕구가 든다고 솔직히 말씀하셨다.
팀원 모두가 이에 대해서 공감했다. 우리는 베풀면서 인정받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실망감을 불러일으켜 인간관계에 독이 된다는 의견까지 일치했다. 이홍*님은 남을 돕고서 바라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이게 쉽지 않다고 털어놓으셨다.
즉 이 책에 나온 대로 실천하면, 성장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려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이홍*님이 힘주어 말씀하신 발표 주제는 타인과 나의 경계선을 명확히 그어야 좋다는 것이다. 이는 이홍*님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통찰이며, 책에서도 강조하는 내용이라 인상 깊었다고 한다.
열띤 이야기를 나누고 배가 고파졌다. 우리는 모임 후에 치맥을 한 잔 하기로 했다. 해가 저무는 6시쯤 카페를 빠져나왔다. 마포역은 생각보다 먹을 곳이 많지 않았다. 미리 알아둔 60계 치킨으로 찾아갔으나, 자리가 없어서 근처 교촌 치킨으로 향했다.
허니 콤보와 생맥주를 마시며,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었다.
치맥을 먹고 마시며, 정다운 이야기가 오갔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떤 분도 소외되지 않고 원래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편안한 모임이 진행되었다. 모두 팀원분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준 덕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그렇기에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결이 비슷한 사람과 만날 때는 영혼이 충만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본질을 흐리지 않는 대화는 오랜만에 하는 거 같다. 나와 다르다고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대화는 언제나 즐겁다.
독서 모임에 함께 해주신 오지*님, 김혜*님, 이홍*님, 께 진심으로 감사하다.